[최정석의 우드아카데미]<2>별다방 테이블(우드슬랩), 그것이 알고 싶다 Part.1

Part 1. 우드슬랩 테이블이 주인공이 된 홈인테리어
Part. 2 올바른 우드슬랩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특성과 관리법)
Part. 3 우드슬랩에 사용되는 나무들의 종류와 특성

스타벅스, 커피빈 등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만나볼 수 있는 우드슬랩 테이블입니다.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양과 육중한 무게감이 안정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을 주죠.

별다방(스타벅스), 콩다방(커피빈) 자주 가시나요? 저는 자주 갑니다. 처음에는 그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 정도로 소개된 곳이 지금은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든, 특별한 의미의 생활공간이 됐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실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든 연령대를 초월하는 것은 물론 커피값 부담이 만만찮을 중고등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별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공부를 하고 미팅을 합니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충전기까지 챙겨다니며 긴 시간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많지요. 자연스레 자리 쟁탈을 위한 눈치 싸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마치 도서관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함마저 종종 보입니다.

바로 이 별다방에는 조금 특별한 테이블이 있습니다. 보통 커피숍에서 주로 보이던, 접시 하나 커피잔 두 개만 올려도 자칫 떨어질까 불안했던 정사각형 좁은 카페 테이블이 아니라 탁 트인 듯 넓고 두껍고 웅장한 나무 테이블.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우드슬랩 라이브 엣지 테이블(Wood Slab Live Edge Table)’입니다.

우드슬랩 테이블이란 쉽게 말해 나무를 가로질러 잘라 그대로 사용한 테이블입니다. 목재 안쪽의 결과 컬러 등은 물론 나무의 형태 그대로를 최대한 살림으로써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제가 소속돼 있는 스튜디오죽산목공소에서는 꽤 오랫동안 일병 ‘별다방 테이블’을 스타벅스에 만들어 설치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테이블에 관해선 조금 더 자세히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일단 복잡한 이름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우드(Wood)는 아시다시피 나무이구요, 슬랩(Slab)은 넓은 판을 뜻합니다. 건설 현장에서 바닥 콘크리트 작업을 할 때 ‘슬라브친다’는 말 들어보신 분도 있을 텐데 그렇게 넓고 평평한 판을 의미하는 겁니다. ‘라이브 엣지(Live edge)’는 때로 내츄럴 엣지(Natural edge)’라고도 하는데 나무를 잘라 냈을 때 심재(목재 안쪽의 빛깔이 짙은 부분)와 변재(바깥쪽의 옅은 부분), 껍질 부분의 색상과 표면을 그대로 살려 표현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나무를 가로질러 잘라 그대로 사용한 테이블인 셈이죠.

우드슬랩테이블은 앞서 말씀드렸듯 커피숍은 물론 홈인테리어 분야에서도 굉장히 주목받고 있는 소품이랍니다. 당연히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집중적으로 다뤄볼까 하는데요. 우선 첫 번째로 이 ‘별다방 테이블’이 한국 가정에서 인테리어의 중심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우드슬랩 테이블은 상업 공간을 넘어 집으로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Part 1. 우드슬랩 테이블이 주인공이 된 홈인테리어

최근 평범한 가정집에서도 우드슬랩테이블을 갖춘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처럼 우드슬랩 테이블이 한국 가정의 핵심 인테리어 소품으로 등장한 배경으로 저는 △공간의 변화 △거실 소품의 변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유행이라는 세 가지 변화를 지목하고 싶습니다.

■집의 중심이 된 거실

과거 부모님 세대에는 생애에 걸쳐 평균 2번 정도 가구를 구매하곤 했습니다. 바로 결혼 혼수를 마련할 때와 넓은 새집을 장만해 이사를 갈 때였죠. 때문에 매년 봄, 가을이면 수 많은 가구회사들이 치열한 판촉 경쟁을 펼쳤습니다. 대표적인 게 10자 장롱과 침대, 서랍장, 협탁을 세트로 구성해 ‘000만원’ 이라는 식으로 현수막 광고였죠. 상품들이 모두 침실 가구들이라는 점 눈치채셨습니까? ^^

하지만 요즘은 그런 현수막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난방이 잘되고 침대 생활이 대세가 되며 계절별 두꺼운 이불이 필요 없어지고, 붙박이장 등의 수납가구 등이 주택의 기본 옵션이 되면서 장롱 중심의 가구 세트가 사라진 거죠. 대신 각방에 머무는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공간,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머무는 공간인 거실이 집의 핵심으로 지위가 올라갔습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대다수가 베란다 확장을 기본옵션으로 택하며 거실이 예전보다 훨씬 넓어진 것도 거실이 메인 공간이 되는데 한몫했죠.

또 우리나라 아파트에서 벽 없이 구분하는 공간이 바로 부엌과 거실입니다. 서로 통하는 공간인 셈인데, 실제 많은 분들이 식사를 TV 앞에서 하시죠. 그래서 멋진 식탁을 구비 해두고도 소파 앞 작은 좌식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시는 상황이 많은 가정집에서 목격됩니다. 거실에서 가족 모임부터 손님 맞이, 식사까지 하는 셈인데 거실이 집의 핵심 공간으로 떠오를 만 하죠?


왼쪽은 커피숍의 테이블이고 오른쪽은 일반 가정집의 식탁입니다. 둘은 서로 닮아가고 있네요.

■거실 생활용품의 뉴페이스 등장

또 한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분들 사이 너무 TV에 의존된 생활을 피하기 위해 집을 도서관이나 카페처럼 책 읽고 대화하고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꾸미고자 하시는 거죠.

‘홈까페’라는 단어가 인테리어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트렌드의 면면을 보면 한동안은 벽면을 거대한 책장을 맞추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테이블을 들이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를 책상에서 하지 않고 별다방 테이블에서 하지 않습니까. 또 인공지능(AI) 스피커나 태블릿PC 등 거실을 장식하는 신종 소품들을 두기에도 딱 좋습니다.

그래서 요즘 가정에 둘 테이블을 2개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나는 식탁용, 하나는 거실용이죠. 거실용으로 제법 큰 테이블을 많이 들이시는데 가정용 식탁의 가장 큰 사이즈라는 6인용의 긴 쪽 길이가 150cm 정도라면 거실용은 180cm, 200cm 심지어 240cm까지 커졌습니다. 이때쯤 주목받은 테이블이 바로 별다방 테이블입니다. 우드슬랩 테이블을 들임으로써 넓은 거실을 커피도 한잔 하고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가족 간 대화도 나눌 수 있는 멀티 공간으로 꾸밀 수 있게 된 것이죠.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요. 좁은 공간을 위해 일본식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리빙다이닝’ 콘셉트도 유행입니다. 소파·식탁의 세트 구성을 통해 리빙라운지와 다이닝 모두에 어울리는 공간을 꾸미는 것이죠.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의 유행

마지막 이유로는 인더스트리얼(inderstrial·산업)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철제 소재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0년도 초반 만해도 우리나라 인테리어 업계의 불문율 중 하나가 철제다리의 이질감은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가구든 이왕이면 원목다리가 좋고, 원목이 힘들면 원목모양을 붙인 소재라도 쓰는 게 목재바닥과 몰딩으로 도배된 가정집에 어울린다는 인식이 컸던 거죠. 여전히 그렇지만 컬러만 해도 월넛, 오크 컬러가 대세를 이뤘습니다. (70~80년대에는 체리 컬러가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기억하실지 ^^)

이런 가운데 거대한 인테리어 트렌드의 하나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 소개됐습니다. 다행히 국내에는 너무 강하지 않게 소개됐죠. 거친 목재와 철재라는 소개가 어우러진 소품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며 대중들이 조금씩 친밀감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목재와 철이라는 이질적 소재에 익숙해지고 그레이, 블랙, 네이비 같은 기존에 주목받지 못하던 색상이 주도적 컬러로 대두됩니다.

이런 컬러의 변화가 거실에 테이블과 어떤 연관이 있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백색가전’을 떠올려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정용 가전기기에 흰색을 많이 쓴다고 이를 통틀어 ‘백색가전’으로 불렀지만 최근에는 냉장고만 하더라도 백색보다는 스틸, 그레이 등의 컬러가 메인이 됐죠. 주방 싱크대 컬러도 바뀌었고, 거실 역시 화이트, 그레이 등의 컬러가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카페에서 선보이던 크고 인상적인 별다방 테이블이 들어올 환경이 갖춰진 것입니다.

좀 억지스럽나요? 가구와 나무를 오랫동안 시장에서 만나며 익힌 변화들을 최근의 흐름과 연결해보았는데 재밌게 읽으셨으면 기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우드슬랩 테이블을 집으로 들이려는 분들을 위해 올바른 테이블을 선택하는 요령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정석은

나무를 사랑하는 20년 경력의 가구장이다. 온라인 인테리어 유통기업인 ‘스튜디오삼익’의 대표이사이자 나무 애호가들 사이 명성 높은 ‘죽산목공소’와 ‘우드아카데미’의 마케터,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우드아카데미는 필자가 함께 배우고 강의하는 목재 수업의 이름이자 목재해부학 박사님이신 정연집 선생님을 중심으로 여러 강사진과 회원들이 배움을 나누는 터이다. 필자는 자신이 배운 지식들을 다시 나눈다는 마음을 담아 칼럼 제목을 ‘우드아카데미’로 지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