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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이 제주 4·3사건 추념행사에 참석해 제주도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찰총수가 제주 4·3사건 추념식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주 4·3 71주년 추념행사’에 참석해 ‘양민학살에 경찰이 참여했다는 것을 인정하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실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기 때문에 밝혀진 사실에 따라서 경찰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겠다”며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께는 분명히 사죄를 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민 청장과 유족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경찰청장이 제주 4·3 사건 추념행사에 참석해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기는 민 청장이 처음이다.
민 청장은 방명록을 통해서도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4·3사건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하루빨리 비극적 역사의 상처가 진실에 따라 치유되고, 화해와 상생의 희망이 반성에 따라 돋아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경찰도 이에 동참해 지난 역사를 더욱 깊이 성찰하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한 민주·인권·민생 경찰이 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주 4·3사건은 1948년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와 미 군정의 강압을 계기로 일어난 민중항쟁이다. 이 과정에서 군경이 무력진압에 나서면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함께 군도 이날 오후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방미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추모공간에 방문할 계획이다. 이날 국방부는 “제주 4·3 사건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군 역시 제주 4·3사건에 대해 7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