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191호 황남대총 북분 금관.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눈으로 보기만 해도 금제 장식들이 내는 차르르 소리가 들릴 듯하다. 삼국시대 신라 무덤인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이 금관은 지난 1978년에 국보 제191호로 지정됐다. 경주시 황남동 일대에는 삼국시대 신라의 고분만 20여기가 밀집해 있는데 황남대총은 황남동에 위치한 큰 무덤이라는 뜻으로 학자들이 별칭처럼 부르던 것이 그대로 굳었다.
황남대총 중에서도 북쪽 무덤에서 발견된 이 금관은 신라 금관의 대표 격으로 높이는 27.5㎝, 아래로 늘어뜨린 드리개 장식의 길이는 13~30.3㎝에 이른다. 이마에 닿는 머리띠 앞쪽에는 산(山)자형을 연속해서 3단으로 쌓아올려 장식하고 있는데 이는 신라 금관의 독특한 양식이다. 뒤쪽 양 끝에는 사슴뿔 모양의 장식을 2곳에 세웠다. 푸른 빛을 내는 굽은 옥(曲玉)을 앞쪽에 16개, 사슴뿔 모양의 옆쪽에 9개, 머리띠 부분에 11개를 달았다. 그 어떤 신라 금관보다도 많은 수의 굽은 옥을 달고 있다. 여기다 원형의 금장식을 균형 있게 매달아 금관의 화려함을 더욱 끌어 올렸다. 드리개 장식은 좌우 각각 3개씩이며 대칭으로 굵은 고리에 매달아 길게 배치했다. 장식 끝 부분 바깥쪽에는 나뭇잎 모양의 금판을 매달았다. 발견 당시에는 금관과 아래로 내려뜨린 드리개들이 분리된 상태였으나 수습 후 하나로 붙였다. 왕관의 형태이기는 하나 구조적으로 연약해 실제 머리에 쓰는 용도가 아닌 부장용·장식용·제의용 등으로 추론할 수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