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카트·스마트 의자...디자인 날개단다

[디자인진흥원 올 유망기업 선정]
트위니·듀오백·망고슬래브 등
기술혁신 우수 中企 30개사에
디자인 컨설팅·상품화 등 지원
글로벌 경쟁력 기업으로 육성

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9 디자인혁신 유망기업 발대식’에 참가한 윤주현(왼쪽 여섯번째) 한국디자인진흥원장과 최영수(〃일곱번째) 산업통상자원부 과장, 선정기업 대표 등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디자인진흥원

사물인터넷(IoT) 센서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의자 생산업체와 스스로 사람을 인식해 주행하는 쇼핑카트 제조업체 등이 올해의 디자인혁신유망기업으로 뽑혔다. 이들 기업은 이미 우수한 기술을 가진 만큼 디자인 혁신이 추가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디자인혁신유망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컨설팅과 상품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한 ‘2019 디자인혁신유망기업 발대식’에서 2019 디자인혁신유망기업을 선정·발표했다. 발대식에는 관계기업과 기관, 디자이너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선정된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제품들로 눈길을 끌었다. 자율주행 로봇 소프트웨어 업체인 트위니는 세계 최초로 실내 자율주행 이동 로봇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트위니는 2019 세계가전전시회(CES)에 참여해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끈 바 있다. 트위니가 개발 중인 제품은 사람의 체형과 머리, 옷 색깔 등을 인식하고 알아서 따라오는 자율주행 카트로, 현재 이마트 등과 함께 시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천영석(37) 트위니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제품화를 위해서는 디자인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업에 지원했다”며 “회사가 대전에 위치해 디자이너 수급 등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사내 디자이너의 역량을 강화하고 우수한 디자이너들을 채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며, 제품의 디자인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트위니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 서비스디자인과 디자인프로세스를 추가할 경우 글로벌시장 개척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무용 가구 생산업체인 듀오백은 IoT 스마트의자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의자의 좌판에 압력감지 센서가 부착돼 사용자가 휴대폰 앱을 통해 앉은 자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의자 등을 개발한 바 있다. 듀오백은 인체공학적 의자 설계 기술을 보유한 덕분에 최근 2개년 평균 매출액이 120% 상승하는 등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듀오백은 스마트 의자를 통해 제품 중심에서 센서 기반의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디자인혁신유망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매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간단한 메모나 이미지를 잉크나 토너 없이도 점착식 메모지에 출력하는 소형 스마트 프린터 생산업체인 망고슬래브 △자동차 강판을 활용한 프레스 프레임공법의 전기자전거를 개발한 디자인회사 제이디자인웍스 △어댑터나 삼각대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캠핑용 LED랜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난코리아 등 총 30개사가 선정됐다.

선정 기업들은 지난 2017년부터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디자인혁신유망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컨설팅 등 각종 혜택을 지원받는다. 디자인혁신유망기업 육성사업이란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잠재력 있는 중견·중소기업을 발굴하며, 이들이 디자인 중심의 경영혁신 전략을 활용한 상품화와 신상품개발,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컨설팅과 인건비, 상품화 등 다양한 지원 중 선정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는 맞춤형 지원사업인 점이 특징이다. 지원대상은 디자인 주도의 신상품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앞으로 3년 이내 혁신적인 신상품을 개발·출시하기를 희망하는 중견·중소기업이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100개의 혁신기업을 육성할 방침으로, 매년 30개사를 선정하고 있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기술중심의 성장 전략이 세계 경제의 공급 과잉과 기술평준화로 한계에 맞닥뜨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디자인주도 혁신’이 각광받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의 디자인경영협회(DMI)는 디자인주도 혁신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의 평균 주가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대비 두 배 이상 높다고 분석하는 등 디자인주도 혁신은 거부할 수 없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올해 선정기업들은 디자인 주도의 경영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역량진단부터 상품개발 단계별 전 주기에 걸쳐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경쟁기업과 기술·시장·사용자를 분석해 상품 콘셉트 기획 및 개발 전략을 도출하는 전략 컨설팅 △제품 디자인·설계 및 시제품 제작 등 상품화 △디자인 씽킹 교육 및 조직 혁신 컨설팅 △신규 디자이너 채용을 위한 인건비 보조 △디자인 실무 교육 지원 △국내외 전시회 참가 △굿디자인(GD) 인증 및 디자인대상 후보 추천 등이다. 지난 2017년의 경우 20개사가 전략컨설팅을, 6개사가 기술 및 디자인 R&D를 지원받았으며, 2018년 선정된 기업들의 경우 23개사가 전략컨설팅 등 상품화 지원을 받았으며 이 밖에도 마케팅과 R&D, 디자이너 파견 등의 연계 지원을 받았다. 윤주현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2017년 출발한 디자인혁신기업 육성사업은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희망하는 기업을 발굴해 상품기획부터 제품 양산까지 전 주기에 걸친 디자인 지원사업”이라며 “2019년도에는 신상품 개발과 기업역량 강화 외에도 마케팅 전략에 집중해 판로 확대를 통한 즉각적인 수익 창출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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