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삼성전자 TV 사업부

사업보고서 점유율 집계 기준
'수량'에서 '금액'으로 바꿔
수량 기준으로는 20% 깨졌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30% 눈 앞



지난 1일 공시한 삼성전자(005930)의 2018년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과거와는 다른 변화를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TV 사업부가 시장점유율을 집계하는 기준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까지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치의 자료를 기준으로 하다가 2015년부터 IHS마킷의 자료를 기준으로 점유율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조사 기관은 달라졌지만 조사 기준은 수량으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7년까지는 수량 기준으로 점유율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공시된 2018년 사업보고서부터는 수량이 아닌 금액으로 기준을 바꿨습니다.


수량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TV 시장 점유율은 18.7%로 전년(20.0%) 대비 1.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에 2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때문입니다.



그러나 금액 기준으로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판매 금액 기준 삼성전자의 지난해 TV시장 점유율은 29.0%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상승해 사상 처음으로 3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강조하고 있는 프리미엄 TV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8K·4K·QLED 등을 앞세워 초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삼성전자가 수익성 위주로 TV시장을 끌고 가더라도 수량 기준 점유율 하락을 계속 용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표 가전인 TV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의 마지노선은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75인치 이상 대형은 70% 가까이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지만 중국 TV 업체들이 작은 사이즈 중심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어 방관하지 않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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