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빚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가계 부채 비율도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다.
7일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97.9%로 1년 새 3.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34개 주요 선진·신흥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평균 59.4%에서 59.6%로 0.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선진국은 73.1%에서 72.7%로 되레 줄었고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36.4%에서 37.6%로 1.2%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미국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각각 1.6%포인트와 0.2%포인트씩 낮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가계 빚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감소하는 와중에 한국만 빠른 속도로 늘어난 셈이다.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의 절대적인 수준도 한국이 가장 높았다. 한국의 97.9%는 전 세계 평균(59.6%)은 물론 선진국(72.7%)에 비해서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신흥국 평균(37.6%)과 비교하면 무려 2.6배에 달하는 수치다.
기업부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비금융 기업부채는 지난해 연말 기준 GDP 대비 102.2%로 1년 만에 3.9%포인트 불어났다. GDP 비율 상승 속도는 34개국 중 4위다.
반면 글로벌 부채는 증가속도가 느려졌다. IIF에 따르면 2017년 21조달러 증가했던 전 세계 총부채는 지난해 3조3,000억달러 늘어나는 데 그쳐 243조2,000억달러(약 22경7,600조원)를 기록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