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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949년 3월 8일 인천에서 국내 물류산업의 선구자로 일컫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복고와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인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후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으며 2003년부터는 한진그룹 회장도 겸임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 직에 오르면서 대한항공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별도기준 영업수익(매출)은 1998년 말 기준 4조5,854억원에서 지난해 12조6,554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자산은 7조8,014억원에서 24조3,73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조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을 중심으로 물류·운송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2000년 조 회장 주도로 창설한 항공공동체 ‘스카이팀’은 항공사 동맹이 항공업계의 주류로 자리잡도록 했다.
결국 파산에 이르렀지만 한진해운을 한 때 잘 나가는 해운사로 키워냈다. 장기적 세계 해운 불황 속에서도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이 2배가량 늘어나며 훌륭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위기를 맞은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한진그룹이 2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2017년 파산했다. 이 당시 부담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 회장은 늘 문제로 지적받던 지배구조도 지주회사 방식으로 단순화했다. 조 회장은 2013년부터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시작해 대한항공을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하고 한진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순환 출자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한진칼과 정석기업을 합병해 한진칼이 한진을 직접 지배하고 자회사로 대한항공, 손자회사로 한진해운을 두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경영 능력면에서 조 회장은 크게 흠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부친인 조중훈 창업주의 ‘수송보국’ 유훈을 이어 조 회장의 국가의 대소사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조 회장은 ‘한-불 최고경영자클럽’의 한국 측 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여수 엑스포 유치와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일했다.
다만 말년에 발생한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은 오점으로 남게 됐다. 장녀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투척’ 사건 등이 조 회장의 발목을 잡아 결국 지난달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연임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