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별세에 한진그룹 지배구조 향방은?…조원태 사장, 경영권 흔들릴수도

한진칼, 조양호 회장 지분율 18% 불과
상속세 50%에 할증율 20~30% 수준
KCGI 지분 추가 확보 시 경영권 위협할 수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소식에 지배구조 개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원태 사장을 비롯해 오너가(家)가 들고 있는 지분의 비율이 소수일 뿐 아니라 2대 주주로 오른 강성부 펀드(KCGI)가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라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항공(003490), 인하학원 등이 배치돼 있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17.84%, 조원태 사장이 2.34%, 조현아씨와 조현민씨는 각각 2.31%, 2.3%를 들고 있다. 조 회장의 주식을 삼남매가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율 50%에 특별관계자 상속에 따른 할증이 20~30%가 적용된다. 이를 납부할 경우 삼남매가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14%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주식 역시 조 회장이 우선주 2만6,698주(2.4%)를 보유하고 있고, 한진 주식도 6.87%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속세를 내고 나면 한진칼의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지분을 사들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2대 주주인 KCGI다. 이들은 한진칼 주식을 13.47% 보유하고 있다. KCGI는 한진그룹에게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고,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이나 감사선임 등 한 차례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법원이 한진의 손을 들어주며 실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KCGI는 지배구조 개편 요구 작업을 추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오너가 반대세력으로 입장을 돌린 국민연금 지분까지 합칠 경우 KCGI와 국민연금의 합산 지분율은 20.81%까지 올라간다. 한진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20.03%와 비교했을 때 보다 큰 수준이다. 여기에 KCGI가 장내매수 등을 통해 추가로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한진그룹에 미칠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관련 할증 및 실제 세금납부를 위한 현금 조달 여부 등에 대한 것과 관계 없이도 단순 지분율만으로도 최대주주 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도 “지분구조가 취약했던 한진, 한진칼의 지난 주총에서 원만하게 사측 제안안건이 통과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적인 우호주주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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