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가 18번홀에서 물에 발을 담근 채 세 번째 샷을 하고 있다. /샌안토니오=AFP연합뉴스
김시우(24·CJ대한통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시우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TPC(파72·7,522야드)에서 열린 텍사스 오픈(총상금 75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곁들였다. 1~3라운드 연속으로 단독 선두를 달린 그는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을 차지한 코리 코너스(27·캐나다·20언더파)에는 5타가 뒤졌다.
초반 흐름을 놓친 게 아쉬웠다. 1번홀(파4)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김시우는 2번홀(파5)에서 2m가 채 되지 않는 거리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탄력을 이어가지 못한 부작용은 곧바로 나타났다. 3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9번홀(파4) 보기로 전반에만 2타를 잃은 그는 14·15번과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지만 이미 경쟁자들이 앞서 나간 뒤였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한 볼이 그린 옆 연못 가장자리에 떨어지자 ‘맨발 샷’까지 시도했으나 보기를 보태고 말았다. 상위 29명 선수 중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한 선수가 김시우를 포함한 단 2명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컸던 승부였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바라봤던 김시우는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시즌 네 번째 톱10 입상에 성공했다. 오는 11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출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충전한 것도 수확이었다.
우승 트로피를 든 코리 코너스. /AFP연합뉴스
김시우에 1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코너스는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번 시즌 조건부 시드권자로 활동하는 코너스는 이번 대회에도 출전자격이 없어 월요예선을 거쳐 나왔다가 ‘잭폿’을 터뜨렸다. 월요예선 통과자의 정규대회 우승은 지난 2010년 아르준 아트왈(인도)의 윈덤 챔피언십 제패 이후 9년 만이다. 이날 5번홀까지 버디 4개를 잡은 그는 6~9번홀 4연속 보기를 쏟아내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후반에만 6개의 버디를 골라내 2위 찰리 호프먼(미국·18언더파)을 2타 차로 제쳤다. 그는 우승상금 135만달러(약 15억3,700만원)와 함께 마지막 한 장 남아 있던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손에 넣었다.
안병훈(28·CJ대한통운)은 6타를 줄여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와 함께 12언더파 공동 7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3라운드 4위였던 이경훈(28·CJ대한통운)은 버디 3개를 보기 3개와 맞바꿔 11언더파 공동 14위로 하락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