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비니 伊 부총리 주도, 유럽 극우 EU 선거 앞두고 뭉친다

마테오 살비니(오른쪽 두번째) 이탈리아 부총리가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4개국 극우정당을 불러모아 내달 유럽의회 선거에서의 연대를 발표했다. /밀라노=로이터연합뉴스

오는 5월 말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반(反)난민, 반(反) 유럽연합(EU)을 지향하는 극우 정당들이 본격 결집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주도로 이날 밀라노에서 독일, 덴마크, 핀란드 등 4개국 극우정당 대표가 만나 다음달 유럽의회 선거를 계기로 EU를 바꾸기 위한 새 정치 세력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살비니 부총리와 외르크 모이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 등은 ‘상식의 유럽을 향해, 대중이 일어선다’는 기치로 열린 이날 회동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유럽대중·국가연합(EAPN)’이라는 이름의 새 그룹을 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늘날 많은 시민과 대중에게 유럽은 ‘꿈’이 아닌 ‘악몽’”이라며 “이런 악몽은 EU 내부의 관료들과 은행가들이 만든 것”이라고 EU를 저격했다. 그는 “이에 우리는 새로운 유럽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공통의 가치를 지닌 세력을 확장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가장 많은 수의 의원들을 보유한 최대 그룹이 되는 것”이라며 “선거에서 이겨서 유럽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이텐 AfD 대표는 “우리는 EU와 유럽의회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하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급격한 변화를 이뤄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당초 유럽 내 10여 개의 극우 성향의 정당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이날 회동에는 예상에 못 미치는 4개의 정당만이 참여했다.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RN)과 오스트리아 집권당에 참여하고 있는 극우 자유당은 이날 모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살비니 부총리와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한 만큼 EAPN에 참여할 것이 확실시 된다는 관측이다. 르펜 대표는 유럽의회 선거를 코앞에 둔 다음달 18일 살비니 주도로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선거 유세에도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피데스, 폴란드 극우성향의 집권당 법과정의당(PiS) 등 거대 정당들이 이들과 같은 배를 탈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유럽 내 극우정당은 난민과 EU의 영향력 확대, 이슬람 테러리즘에 반대한다는 공통 분모가 있음에도 경제 정책과 대(對)러시아 관계 등 다른 정책에서는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유럽의회 선거에서 하나로 뭉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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