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이 완구사 홍보채널이냐" 뿔난 애니聯

초이락·KBS N 합작법인 설립 반대성명

애니메이션 업계가 초이락컨텐츠팩토리(초이락)와 KBS N의 합작법인 설립에 반대하고 나섰다. 초이락은 손오공(066910) 창업주인 최신규 회장이 창업한 완구·콘텐츠 기업이다. KBS의 자회사인 KBS N은 지난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초이락과 5대 5 합작을 통해 KBS Kids 채널을 독립 법인화하는 안을 승인한 바 있다.

한국애니메이션발전연합(이하 애니연합)은 9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KBS라는 공영방송채널이 개인기업 초이락의 완구 사업을 위한 홍보채널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KBS는 사기업 초이락과의 합작법인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애니연합은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등 애니메이션 산업 관련 15개 단체가 모여 발족한 단체다.


애니연합은 초이락의 ‘도덕성’ 논란을 들어 공영방송과 사기업의 조인트벤처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손오공의 지분 4.94%를 보유하고 있는 최신규 회장 일가의 기업인 초이락은 ‘오너 회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나올 때마다 자주 언급되는 기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초이락은 손오공이 판매하는 완구와 관련된 지적 재산권을 계속 보유하고 관련 사업을 지속하면서 2년 만에 상장회사 손오공의 매출을 추월했다”며 “주식시장에선 상장기업 오너가 같은 업종의 비상장기업을 따로 보유하는 것도 도덕적으로 옳지 않으며, 초이락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는 선의의 주식 투자자에 대한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초이락에서 불거지고 있는 ‘갑질 논란’도 지적했다. 애니연합은 “손오공은 최근 갑질 영업방해로 스타트업 완구업체를 도산위기로 몰아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며 “갑질 당사자는 손오공의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초이락을 운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근거로 “KBS가 ‘오너 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이어 공영방송 채널의 ‘방송시간 몰아주기’라는 또 하나의 특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사회적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초이락은 이번 KBS Kids 합작법인 설립이 단순 투자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초이락 관계자는 “KBS N에서 먼저 투자 요청이 와서 지분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KBS Kids를 홍보 채널로 사용하는 건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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