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방사선 치료로 요실금 등 걱정 끝"

발기부전 등 수술보다 부작용 적고
'세기조절 방사선' 건보 적용으로
본인부담률 5%…비용 부담도 뚝

조관호 국립암센터 전문의. 뒤쪽의 둥근 장치가 양성자치료기다./사진제공=국립암센터

“전립선암 수술 환자의 15%가량은 기저귀를 차야 할 정도로 심한 요실금이 생기고 성기능장애(발기부전)가 초래될 수 있어요. 반면 양성자치료를 포함한 방사선치료는 수술과 효과가 대등하면서도 요실금이 발생하지 않고 성기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립암센터에서 오랫동안 전립선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와 양성자치료를 해온 조관호 전문의는 “대학병원에서는 전립선암 수술을 많이 하지만 우리 센터에서는 방사선치료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방사선치료의 장점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비뇨기과 의사가 전립선암 환자에게 ‘수술 부작용으로 요실금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이를 피할 수 있는 방사선치료 방법이 있다’고 안내하지 않은 채 수술했다가 요실금이 발생하면 고소를 당하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시기가 올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립선암 수술은 전립선과 정낭(정액의 일부를 분비)을 제거하고 방광과 요도를 이어주는 게 기본이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요실금과 발기부전. 전립선을 제거할 때 옆에 붙어 있는 신경이 손상되지 않게 조심하지만 3분의1가량은 요실금·발기부전이라는 합병증을 피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종양이 신경을 침범해 신경을 절제해야 하는 환자도 포함돼 있다. 전신마취·출혈·감염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국소 전립선암 환자 가운데 저·중위험군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만으로 완치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를 하면 효과는 수술과 비슷하고 발기부전·요실금 같은 수술 합병증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고위험군(글리슨 점수 8점 이상)은 암이 전립선 피막을 벗어났거나 정낭까지 퍼져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했어도 재발하거나 임파선·뼈 등으로 전이됐을 확률이 높아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호르몬요법), 항암치료를 병행한다.

X선을 이용하는 방사선치료는 X선이 종양 앞뒤로 투과되는 특성 때문에 암세포뿐만 아니라 주변 정상조직도 손상된다. 세기조절 기술로 부작용을 줄였지만 환자의 10~15%에서 인접한 방광·직장 출혈, 요로협착 등이 생길 수 있다.

이와 달리 양성자는 원하는 깊이에서 흡수된 뒤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피크(bragg peak)’라는 물리학적 특성 때문에 종양 부위만 집중 공격하고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전립선암 양성자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본인부담을 기준으로 한 가성비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에 크게 뒤진다. 둘 다 5~6주 동안 매주 5회(월~금요일) 치료를 하는데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는 본인부담(5%)이 100만원을 밑돌지만 양성자치료는 2,800만원(건강보험 비급여)이나 든다.

조 전문의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전에는 2,000만원가량을 본인부담해야 돼 양성자치료를 받는 환자가 더 많았지만 지금은 비중이 10~15%(연간 30~40명)로 줄었다”며 “치료기간을 4주(20회), 2주(10회)로 줄이는 대신 1회당 조사량을 늘리는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료횟수가 줄면 본인부담이 각각 2,000만원, 1,5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국내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지난 2015년 1만212명으로 위암·폐암·대장암·간암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다. 생존자는 6만9,438명으로 위암·대장암에 이어 3위다. 5년생존율은 2001~2005년 80.4%에서 2011~2015년 94.1%로 높아졌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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