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선(사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판사로 재직하면서 수십억원대 주식 자산을 보유한 것과 관련해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주식은 남편이 관리했다”는 이 후보자의 해명이 오히려 야당 측의 반발만 사고 있는데다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자 선임=의회와 전면전’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어 임명 과정에 험로가 예상된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그가 보유한 주식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 후보자 부부가 보유한 전체 자산 42억6,000만여원 가운데 85%에 해당하는 35억4,887만원이 주식이기 때문이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2013~2018년 법관으로 재직하며 376회에 걸쳐 67개 종목 주식거래를 했다”며 “판사는 부업이고 재판은 뒷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2004년 2억9,000만원가량의 재산이 올해 42억6,000만원가량으로 늘었는데 대부분이 주식투자였다”며 “(이 후보자 부부가) 법조인인데 얼마나 주식거래에 혈안이 돼 있으면 287%의 재산 증식을 주식으로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종목·수량 선정은 모두 배우자가 했다”며 “주식거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과도한 주식투자와 더불어 공무 출장 경비를 주식 계좌로 받거나 이테크건설 주식을 보유한 상황에서 관련 재판을 맡았다는 점도 야당의 뭇매를 맞았다. 이 후보자는 ‘공무 출장비를 증권 계좌로 입금받지 않았느냐’는 장 의원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지출하고 여비를 받았다. 휴대폰에 (증권) 애플리케이션도 없다”며 반박했다. 이테크건설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관련 재판을 맡은 데 대해서는 “이테크건설이 소송 당사자도 아니다”라며 “이테크건설이 피보험자로 된 보험 계약상 보험회사로, 보험회사가 패소했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해당 재판은 이테크건설 하도급 업체가 고용한 기중기 기사의 과실에 대해 보험회사가 업체 측의 배상을 주장하며 제기한 민사소송이다. 당시 이 후보자는 하도급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뒤에도 이테크건설 주식을 추가 매입한 데 대해 “위법적 요소는 전혀 없었다”며 “투자는 남편이 맡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안현덕·김인엽기자 alwa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