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책임 김영철 '건재'...北, 대미 강경 기조 굳히나

김 부위원장, 정치국 확대회의 참석
문책 예상 깨고 '존재감' 과시
군부출신 '강경파' 金, 대미라인 중용관측

북한의 ‘대미협상 사령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 맨 끝 붉은 원)이 9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하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신병이상설이 나돌았던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붉은 원)도 158일(중앙통신 보도기준)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인한 문책이 예상됐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9일 정치국 확대회의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로 ‘하노이 노딜’에 책임이 있는 대미협상 라인이 교체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김 부위원장이 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가기관 인선 등 북한의 중요 정치일정인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 부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북한의 대미협상 라인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10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 중앙위원회 부장, 제1부부장, 일부 부서의 부부장들 그리고 도당위원장들이 방청으로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의 명단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중앙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영철 부위원장이 사진 기준 우측 여섯 번째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김 부위원장은 미 측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함께 북미협상을 막후에서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주도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김 부위원장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외교가에서는 군부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대표적인 강경파로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대미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 측은 강경파인 김 부위원장으로 인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판단해 북 측에 카운터파트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치국 확대회의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부장 외에도 김 위원장 우측에 자리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맞은편의 최룡해 부위원장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시작으로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서열순’으로 자리했다. 회의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부위원장, 최고사령부 제1부사령관인 리명수 차수(대장보다 한 등급 위 계급)를 비롯해 리수용·김평해·태종수·오수용·박태성·안정수·로두철 당 부위원장들이 참석했다.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과 최부일 인민보안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리영길 총참모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등 군부 인사들도 배석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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