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바꿀 독창적 연구라면 불확실성 높더라도 지원"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사업'
44개 연구과제에 617억 투입

김성근(가운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과 음두찬(왼쪽)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장 상무, 김은경 연세대 교수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불확실성이 높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연구라면 지원한다는 게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특징입니다.”

삼성전자(005930)는 10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지원할 44개 연구과제를 선정·발표했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신임 이사장은 “선정된 과제를 보면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이렇게 신기하고 재미있는 과제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창적인 연구가 많다”며 “해당 연구를 정부 과제로 지원받을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선정된 △정보통신기술(ICT) 17개 △기초과학 16개 △소재기술 11개 과제에 연구비 617억원을 지원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 부문)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기술, ICT 부문)를 설립해 추진해온 이 사업에 지원된 금액은 총 6,667억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센서 등 공익성 높은 과제들이 다수 선정됐다. 이 연구를 이끄는 유기준 연세대 교수는 “세계 인구의 5% 이상이 수화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실제 소통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며 “얼굴에 투명하고 얇은 센서를 붙이고 근육 움직임을 측정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재기술 분야의 경우 생물·환경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과제가 많았다. 오염된 물에서 중금속과 유기물 등을 한 번에 정화할 수 있는 수처리 시스템(정현석 성균관대 교수), 효과적인 해수담수화 기술(곽노균 한양대 교수), 생물자원 도난 방지 시스템(이정욱 포스텍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기초과학 부문에서 16개 과제가 선정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자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손상된 DNA가 복구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로 지원을 받게 됐다.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면 DNA 손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암과 같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과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은경 연세대 교수는 “기초과학 분야 선정 과제들은 글로벌 수준에서도 펀딩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하다는 게 해외 심사위원들의 평가”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서울대·KAIST·포스텍 등 국내 대학들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등과학원(KIAS)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교수급 1,133명을 포함해 8,657명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구과제 수행 중 산업계와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교류회, 특허 확보 지원, 창업·사업화를 위한 컨설팅 등도 지원하고 있다.
/박효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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