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터가 펜스만 쳐진 채 방치돼 있다. 뒤는 일본대사관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트윈트리빌딩.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주한 대사관 건물 신축을 사실상 포기했다. 일본 측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이유에 대해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최근 경색된 한일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종로구청 관계자는 “일본대사관 신축과 관련해 지난달 4일 건축허가를 취소했다”고 확인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3년 7월 대사관 신축 계획을 종로구청에 전달한 후 2015년 7월부터 근처 트윈트리 빌딩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으며 대사관은 철거돼 약 4년간 공터로 남아 있는 상태다. 대사관 부지는 약 1,500억원의 가치로 평가된다.
애초 일본 정부가 늦어도 내년까지 신축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므로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을 의아하게 여긴 종로구가 1월30일 건축허가 취소 예고 통지를 일본대사관에 전달했고 대사관 측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취소가 전격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주요 국가에서 대사관 건물 없이 ‘셋방살이’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본 측은 신축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일 위안부합의 파기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승소 판결 등 악화한 한일관계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