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해외 유학·이민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의사와 이공계 박사 등 두뇌급 인재들이 미국 영주권 취득에 열을 올리는 배경으로는 재산 증여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이주업계에서는 NIW를 통해 미국 영주권 취득을 신청하는 사람 중의 30~40%가 증여세 회피 목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한국인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를 할 경우 10년 동안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이 넘는 돈을 물려주게 되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증여세율은 비과세로 증여하는 5,000만원을 제외하고 추가로 증여되는 금액 중 1억원 이하일 경우 세율은 10%, 1억원 초과~5억원 이하까지는 20%, 5억원 초과에서 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에서 30억원 이하는 40%, 30억원 초과 금액은 최고 세율인 50%가 증여세로 부과된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자녀에 대한 증여세가 사실상 없다. 실제 미국의 경우 부모가 자녀 등에게 증여를 할 수 있는 증여공제 한도는 연간 1만5,000달러다. 하지만 통합세액공제(Unified Tax Credit)를 활용하면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바로 평생 세금 없이 타인에게 증여할 수 있는 총 금액을 활용하는 것으로 연간 증여 공제 한도를 초과해 증여할 경우에도 미국 거주자는 일정 규모 이하에 대해서는 비과세로 증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기준 금액은 지난 2016년 549만 달러에서 지난해에 두 배 가량 올라 1,118만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문제는 1,118만달러에 대한 평생 증여 한도 금액이 부부 전체가 아니라 개인에 국한된 금액인 만큼 부모 각각이 1,118만달러씩을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한국의 부모가 한국인 자녀에게 한국에서 30억5,000만원을 증여할 경우 5,000만원 비과세를 제외하고 나머지 30억원에 대해 구간별로 증여세를 자녀가 부담해야 한다. 반면 미국에서는 증여자(부모)가 평생 증여할 수 있는 한도액이 부모 각각 1,118만달러(134억여원)인 만큼 증여자(부모)가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센터 팀장(세무사)은 “증여하는 부모와 증여를 받는 자녀들이 모두 미국 거주자일 경우 한국에서 미국으로 반출한 재산에 대해 증여를 한다 해도 한국 세무당국은 이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물론 한국에 있는 부동산에 대해 증여를 할 경우 세금이 부과되지만 현금만을 미국으로 이전한 뒤 일정금액까지 현지에서 증여할 경우 한미 양국에서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