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미니 피라미드에 걸린 에어비앤비 로고/파리=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영업 중단 조치를 철회했다. 에어비앤비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전액 기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인권단체들은 이 같은 결정이 인권침해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요르단 강 서안지구의 숙박 공유유 게시물을 우리 플랫폼에서 삭제하는 방안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 강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령으로 지난 1967년 이스라엘이 강제 점령한 뒤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며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을 축소하는 등 마찰일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앞서 에어비앤비는 분쟁지역에서 수익을 낸다는 팔레스타인의 항의를 고려해 지난해 11월 이곳에 해당하는 숙소 200여곳과 관련된 게시물을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이후 이스라엘 측은 에어비앤비의 정책이 차별적이라고 즉각 반발에 나섰고 강제로 영업을 중단하게 된 서안 지역 아파트 소유자 등은 회사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에어비앤비는 이날 성명에서 서안지구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비영리 기구에 전액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이 지역 영업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전액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을 돕는 비영리 기구에 기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비앤비는 남오세티야와 아브하지아 등 다른 분쟁지역에 대해서도 영업은 계속하되 이익은 기부하는 방침을 일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부 인권단체들은 에어비앤비의 결정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에어비앤비의 결정은 인권을 존중한다는 회사의 입장과 배치된다”며 “분쟁지역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에 계속 연루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