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 행정부에서 이민정책을 운용하는 사람은 오직 자신 한 명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민·국경 문제를 담당해온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7일 전격 경질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이민정책 설계자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이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데 따른 반응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밀러 고문을 새 국토안보 장관으로 임명하는 것을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직접적 답변 대신 “스티븐은 훌륭한 사람이다. 그는 멋진 사람이고 뛰어난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 “그는 처음부터 나와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그것(이민정책)을 이끄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만 있다”면서 “그게 누군지 아는가? 바로 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도 불리는 밀러 고문은 닐슨 장관을 비롯해 행정부 내 이민 담당 고위직들의 숙청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미 언론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핵심 전략인 이민 문제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실망한 밀러 고문이 더욱 강경한 노선으로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에게 멕시코 국경 관련 정책에 대한 전권을 맡겼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가 국토안보부 관리들을 숙청한 데 이어 행정부 이민정책을 지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에 반발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밀러 고문이 불법 이민을 억제하고자 새로운 조치를 제정하는 것을 돕기 위해 광범위한 국토안보부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경에 이민자를 수용하는 텐트 도시를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불법 입국한 가족의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하는 ‘가족 분리’ 정책의 새 버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