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이 11일 ‘3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다소 결이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속히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계적 절차’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도 결코 실망할 일이 아니라 더 큰 합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리라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점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께서 계속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신뢰를 표명해주시고 북한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주신 데 높이 평가하고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촉구한 것은 북미대화가 실무선에서 계속 교착 상태에 머물 경우 비핵화 동력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 강경파의 ‘빅딜론’으로 결렬된 하노이회담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3차 북미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도 “단계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서둘러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비핵화가 될 때까지 계속 제재를 유지하느냐’는 물음에는 “계속해서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다. 현 수준의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하며, 적정 수준의 제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이행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스몰딜’ 가능성에 대해서는 “스몰딜도 일어날 수 있다. 단계적 조치를 밟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시점에선 빅딜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빅딜이란 바로 비핵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포괄적 비핵화에 합의한다면 단계적 이행 및 보상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선(先) 비핵화 로드맵 도출’이라는 빅딜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워싱턴DC=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