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가까운 시일 내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을 세계에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건 ‘스텝 바이 스텝(단계적)’으로 하는 것으로 빠른 과정이 아니다”라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일곱 번째 한미정상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하겠다”며 남북정상회담 추진계획을 밝혔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12일 귀국한 문 대통령은 곧 북한에 대북특사 파견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건넸을 것으로 보이는 비공개 대북 메시지를 들고 방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빠른 북미정상회담을 권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과 ‘스몰딜’ 가능성을 일부 열어놓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빅딜’과 ‘제재 유지’ 기조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여러 스몰딜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는 빅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빅딜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몰딜은 영변과 그 외 일부 지역의 핵시설 폐기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맞바꾸는 것인 반면 빅딜은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는 일괄타결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질문에 “올바른 시기에 엄청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올바른 시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재가 유지되기를 원한다”며 “제재를 강화할 선택지도 가졌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내 한국에 와달라고 초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워싱턴DC=윤홍우기자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