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애플에 5G 모뎀칩을 판매할 의향이 있습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CEO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한 P30 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자체 5G칩 ‘발롱 5,000’을 애플에 공급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퀄컴과의 특허 소송으로 5G 모뎀칩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애플에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애플이 5G 스마트폰 제작을 위해 실제로 화웨이와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업계에선 화웨이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웨이가 5G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5G 네트워크 장비 배제에도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유럽 등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데다 5G 스마트폰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가 16일 중국 선전에서 개최하는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HAS)은 5G와 클라우드, 디지털 플랫폼 등 자사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공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HAS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5G와 관련해 화웨이가 거둔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이다. 화웨이는 이미 글로벌 이동통신사들과 30여개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4만여개의 5G 기지국을 전세계에 설치(올해 2월 기준)했다. 특히 미국이 보안 우려를 이유로 우방국들에게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에서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LG 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설치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지난 2017년 28%에서 지난해 31%까지 올라가는 등 삼성전자(005930)(5%)의 6배가 넘는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내년 전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격차는 지난 2017년 11.2%포인트(삼성전자 217%·화웨이 10.5%)에서 지난해 6.1%포인트(삼성전자 20.8%·화웨이 14.7%)로 줄어들었다. 화웨이는 오는 3·4분기 첫 폴더블폰이자 5G폰인 메이트X를 출시하며 5G폰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가 이미 출시돼 호평을 받는 상황에서 한 발 늦은 출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화웨이의 발목을 잡는 것은 보안 우려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통해 기밀 정보들이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보안에 대한 의구심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가 화웨이의 성장에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화웨이는 보안 우려는 없다고 일축하며 검증을 받겠다고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사이버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는 화웨이의 최우선 과제”라며 “화웨이가 개발한 모든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 제품과 솔루션에 신뢰성·품질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화웨이를 포함해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 등 모든 장비 업체의 5G 장비 보안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오는 상반기 중 검증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선전=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