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주기 엇갈린 표정..."전면 재수사"vs "기억 안나"…

특조위 업무방해 35차 공판
이병기 前실장 혐의 전면부인
특수단 국민청원 18만명 넘어

세월호 아이들에 5번째 헌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전남 진도 맹골수도 인근 사고 해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은 16일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설치·재수사’ 청와대 국민청원에 18만여명이 동의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도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2부(민철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10시께 세월호특조위 업무방해 35회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증인 신문을 위해 이 전 실장, 안종범 전 경제수석,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들은 특조위 설립과 활동 등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진술에 앞서 이 전 실장은 “오늘이 4·16 5주기인데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 여러분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실장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에 대한 질문 등을 두고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거나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그는 세월호 문제를 두고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임 초인 지난 2015년 3월 초 세월호 인양을 주장하고 2015년 4월1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콜롬비아 출국 일정을 두고 4·16 전날 출국은 안 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가 박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문제와 관련해 유가족 입장에 섰다고 항변한 것이다.

이 전 실장 등이 특조위 활동·설립 방해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 설치·재수사’ 국민청원 동의자 수는 이날 오후4시를 기준으로 18만2,000여명을 돌파했다. 해당 청원에서 유가족 등은 “세월호 CCTV DV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 조작·은폐 증거가 드러났듯 세월호 참사는 검찰의 강제수사가 필요한 범죄”라며 “검찰의 전면 재수사만이 범죄사실과 책임을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는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추모 행사가 잇따랐다. 진도 팽목항에서는 ‘팽목 바람길 걷기’ 행사가 열렸고 진도체육관에서는 추모식과 국민안전의날 행사가 열렸다. 또 일반인 희생자 42명의 봉안함이 안치된 인천가족공원을 비롯해 안산시 화랑유원지 이외에도 제주·강원·광주·경남 등에서 다양한 행사가 잇따랐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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