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무인편의점의 미래 기대가 큰 이유

박성규 생활산업부


지난 2017년 일본 4위의 편의점 체인 미니스톱은 ‘세미 셀프 계산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로손마저 셀프 계산대 시스템 도입에 나서며 편의점 왕국인 일본 편의점 업계에 무인편의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장소를 바꿔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업계 최초로 무인편의점을 선보인 세븐일레븐은 시그니처 미래형 편의점 점포를 확장하고 있고 이마트24 역시 24시간 무인점포와 하이브리드형을 결합한 ‘이마트24 셀프’ 외에 ‘이마트24 세이브’도 선보이며 무인점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업계 1위인 CU는 앱 기반의 무인점포 모델인 ‘CU 바이 셀프’를, GS리테일(007070)은 무인 편의점 ‘스마트 GS25’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의 수고를 줄이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사례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무인편의점이 일본보다 월등하다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입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만을 해결하기 위해 수동적으로 무인화를 선택했다면 국내 편의점 업계는 좀 더 능동적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인상, 출점 제한 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인화에 접근하다 보니 보다 다양한 형식의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무인화와 맞물려 제기되는 고용 문제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초의 무인 매장인 ‘아마존 고’와 같이 완전 무인화가 이뤄진다면 안 그래도 없는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가맹사업을 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비용보다 편익이 크지 않을 경우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점주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아마존 고의 도입을 위해서는 수많은 카메라와 정보기술(IT)이 필요하다. 설사 대규모 생산으로 비용 절감이 이뤄진다고 해도 같은 형태의 무인 시스템 모델을 국내 편의점 업계가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 출점 제한으로 차별성을 제시하지 않으면 점주가 경쟁사로 이동할 수 있기에 일변도의 무인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런 차별화로 무인화는 결과적으로 점주의 비용을 줄이고 고객의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무인화의 미래 모습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만 “현재 시도하고 있는 모습과는 분명 다르게 안착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에 두려움보다 기대가 큰 이유는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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