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PEF 화려함 속 긴 그늘 ① MBK파트너스] 1조 투입 네파 매각 성공할까

영화엔지니어링 법정관리 멍에 더해
2008년 조성 2호 펀드도 청산 '난망'




MBK파트너스 1호 펀드의 ‘앓는 이’가 딜라이브라고 하면 2호 펀드에는 네파가 있다. MBK는 지난 2013년 국내 의류기업인 독립문에 네파 지분 94.2%를 9,970억원에 사들였다.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티비홀딩스가 4,8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MBK는 2·3호 펀드에서 나머지 금액을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아웃도어 브랜드의 유행을 등에 업고 네파는 해를 거듭해가면서 껑충껑충 성장하던 시기였다.


네파의 성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업흑자는 2014년 1,182억원을 정점으로 기록한 뒤 급격히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385억원까지 쪼그라들었고 채권단과 맺었던 재무약정 기준에 못 미치면서 상환위기에 몰리기까지 했다. 당시 MBK는 채권단과 네파의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이 3.5배 이상이 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다행히 상환위기는 넘겼지만 사정은 더 나빠졌다. 2016년에는 1,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5,410억원까지 쌓아놓았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돌려 결손금을 채워야 했다. 2017년도 영업이익이 329억원까지 줄면서 이자(금융비용 327억원)내기도 버거운 상황이 된다. 당기순손실도 853억원을 기록했다.


MBK는 올해 네파 매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476억원으로 전년(329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2.7%로 전년과 비교해 3.4%포인트 높였다. 다만 매출액이 3,728억원으로 3.7% 뒷걸음질 한 것은 매각 작업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에 실패할 경우 2009년 1,000억원을 쏟아부었다가 결국 법정관리로 들어선 영화엔지니어링에 이어 실패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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