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주공 5단지 현수막.
송파구청이 서울 잠실 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에 아파트 벽면에 내건 재건축 심의 지연을 항의하는 ‘대형 현수막(사진)’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조합은 재건축 사업이 늦춰지는 것도 억울한 데 현수막까지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공 5단지 조합은 재건축 심의를 촉구하기 위해 현수막을 설치하고, 항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조합과 행정당국 간 갈등이 더 커지는 모양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지난 11일 잠실 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에 아파트 벽면에 걸린 현수막 20여 개를 오는 5월 2일까지 자진 철거해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해당 기한 안에 철거하지 않으면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거 각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지난 7일 조합에서 아파트 외벽에 현수막 설치를 완료하고, 9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 시위를 벌인지 이틀만의 일이다.
현재 5단지 조합은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국제설계공모를 하면 절차 간소화를 약속했지만, 과도한 무상기부채납을 강제하는 등 인허가를 볼모로 한 행정갑질 때문에 사업이 멈춰섰다”며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금 부담까지 지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등을 상대로 약속을 이행해 달라며 현수막을 걸고 집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조합은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을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잠실 5단지의 현수막은 광고물이 아니라 정식 항의 홍보물”이라며 “서울시장이 불편하다니까 대신 떼라는 것 같은데 재건축에 대한 약속만 지키면 언제든지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법적 조치는 어렵겠지만 현수막에 대한 민원이 많아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송파구청이 잠실5단지 재건축 조합에 보낸 현수막 철거 공문 /사진제공=잠실5단지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