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의 주식 투자 관련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이들이 집중 매수한 종목이 평소 거래량이 적은 ‘품절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게는 하루 거래량의 절반이 넘는 주식을 사들인 경우도 있었다.
17일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는 지난 2017년 12월28일 하루 동안 삼광글라스(005090) 주식을 한 번에 200주에서 많게는 1,000주씩 총 다섯 번에 걸쳐 1,879주를 매수했다. 그런데 이날 삼광글라스의 하루 거래량은 2,807주로 오 변호사 한 명의 거래 비중이 66.9%에 달했다. 며칠 전인 같은 해 12월21일에도 오 변호사는 역시 한 번에 78주에서 500주 이상 총 여섯 번에 나눠 당일 삼광글라스 거래량의 57.7%에 해당하는 3,100주를 사들였다.
이를 두고 오 변호사가 품절주 투자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품절주는 특수관계인이나 5% 이상 대량 보유자의 지분율이 높아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은 탓에 거래가 조금만 늘거나 줄어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동 주식 수 가운데 소액주주 비율(지난해 말 기준)이 10.41%에 그치는 코스피 상장사 경인전자를 비롯해 이화산업(17.91%), 양지사(10.98%) 등이 대표적인 품절주다. 삼광글라스와 이 후보자 부부의 또 다른 집중 매수 종목인 이테크건설(016250)의 소액주주 비율은 각각 43%, 48%로 다른 품절주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삼광글라스의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은 2만1,287주, 2017년은 1만778주 수준이다. 이테크건설 역시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은 1만123주였고 2016년에는 8,881주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오 변호사의 삼광글라스 매수 집중 시기에 주가가 급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광글라스는 2017년 12월28일과 12월21일 전 거래일 대비 하락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고발한 2018년 3월 삼광글라스 거래 건과 관련해 오 변호사가 당시 매도한 3,804주는 보유 중이던 4,904주의 77%에 달했다. 1,100주를 남기고 상당수를 판 것이다. 4만원대에 그치던 삼광글라스 주가가 당시 6만원에 근접하자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투자 의혹과 관련해 이날 한국거래소에 수사로 따지면 ‘내사’에 해당하는 심리를 요청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