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수현 부장검사)가 ‘삼성에버랜드 노조와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두 차례에 걸쳐 담당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와해 공작 혐의를 받는 강경훈(54) 삼성전자 부사장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기소된 지 5개월여만인 오는 5월 14일로 잡혔다.
18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25일 재판 날짜를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 16일 ‘신속한 공판 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에 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시점과 재판 시점이 너무 멀어질 경우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이나 기억이 희미해질 수 있으니 공판을 신속하게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신속한 재판 진행을 요청하는 두 번째 의견서가 제출된 이후인 지난 17일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5월 14일로 잡았다. 기소된 지 약 5개월여 만에 열리는 첫 재판 절차다.
법원 관계자는 “불구속 상태 피고인의 기일 지정에 특별한 기한이나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판부와 소송 관계인들의 개별적 상황과 의사소통에 의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본격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인부(증거 동의 및 부동의) 등을 정리할 수 있는 공판준비기일이라도 우선 진행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검찰이 강 부사장과 이모 전 에버랜드 전무, 에버랜드 직원 김모 씨와 임모 씨 등 13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시점은 작년 12월 말(법원 접수 올해 1월 2일)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 부사장 등은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마련한 노사전략을 토대로 어용노조를 설립하는 등 노조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에버랜드에 노동조합이 생기자 어용노조를 세워 노조와해 공작을 벌이고, 조합원들을 미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이 그룹 차원의 노사전략에 따라 노조와해를 시도한 여러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