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가운데) 민주노총 위원장이 18일 ‘20만 공공비정규 노동자 비정규 철폐 공동파업 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오는 7월 약 20만명이 참여하는 공동파업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 추진중인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둘러싼 혼란과 갈등이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위원회는 18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여성연맹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하고 오는 7월 공동파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모범적 사용자 위치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의욕적으로 발표했지만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조차도 가물가물해지고 있다”며 “정부는 즉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와 민주노총과의 대화 자리에 나오라”고 요구했다. 7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학교 급식 조리사, 관공서 환경미화원 등이 파업을 벌이는 만큼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최근 들어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 등을 외치며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 소속 10여명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로비에서 학교 비정규직과의 교섭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정규직 전환을 두고 마찰이 벌어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3단계인 민간위탁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이다. 1단계 대상인 정부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소속 비정규직과 2단계인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3단계 대상자들은 아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간위탁 분야는 대상 기관별로 자율 검토 후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라는 게 정부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정규직 전환이 지연되거나 제외된 노동자가 속출하고 있고 전환이 됐어도 무기계약직, 자회사 전환으로 차별이 지속하고 있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실질적 사용자인 정부의 예산 책임과 제도 개선 없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는 이들 3단계 전환 대상자와 관련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고, 그에 따라서 근로조건 보호나 처우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부터는 고용노동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을 지원할 컨설팅 팀을 만들어 다음 달부터 권역별로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