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 레이크 JP모건 CFO. /블룸버그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이 주요 부문 임원 자리에 여성을 대거 선임하면서 월가에서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JP모건은 마리안 레이크(49)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다음 달 1일부터 소비자 대출 부문 CEO를 맡는다고 밝혔다. 그는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담보 대출을 포함해 모든 소비자 대출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공석이 된 차기 CFO는 현 카드서비스 부문 CEO인 제니퍼 펩색(49)이 맡을 예정이다.
이처럼 JP모건의 주요 부문 임원을 여성들이 맡게 되면서 제이미 다이먼 CEO의 후계자가 여성이 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다이먼 CEO는 지난 2월 “5년 후 또는 4년 후에 은퇴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후계자를 찾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겠다고 말한 바 있다.
1999년 입사한 레이크는 수년째 다이먼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거론돼 온 후보다. 그는 CFO가 된 첫해에 JP모건체이스 런던지사가 파생상품 거래에서 7조 원의 손실을 낸 ‘런던 고래’ 사건을 무난히 처리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25년간 JP모건에서 근무한 펩색은 카드 서비스 부문 CEO를 지내며 지난해 신규 신용 계좌를 약 800만 건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중 JP모건의 CEO가 탄생하면 미 금융계에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6대 미국 은행에서 여성 CEO가 배출된 적이 없는 만큼 레이크나 펩색이 다이먼의 후계자로 임명되면 최초 여성 CEO가 배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레이크와 펩색 외에도 JP모건 임원인 메리 캘러핸 에르도에스(50) 또한 차기 여성 CEO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