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혐의로 그룹 FT아일랜드 출신 최종훈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그룹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과 가수 정준영 등 5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등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여성은 ‘정준영 단톡방’에 유포된 불법 촬영물 피해자 중 1명으로 알려졌다.
18일 SBS funE 보도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이들에게 성폭행 당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단톡방에 유포된 음성 파일, 사진, 대화 내용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변호사와 협의 끝에 19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2년 지인의 소개로 정준영을 알게됐다는 A씨는 2016년 3월 정준영의 팬사인회가 있던 날 정준영, 최종훈, 버닝썬 직원 김모씨, YG엔터테인먼트 전 직원 허모씨, 사업가 박모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몇 년 동안 알았던 친구들이라서 큰 경계심이 없었다”며 “호텔 스위트룸을 잡아 놨다고 한 잔 더 마시자고 했는데 술을 마시자마자 정신을 잃었다”며 “다음 날 정신을 차렸을 땐 옷이 모두 벗겨진 채로 호텔 침대에 누워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 너무 당황해 그대로 객실을 빠져 나왔지만, 최근 단톡방이 공개된 후 진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신을 잃은 뒤로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때 공황장애약을 먹고 있어서 그런가 막연히 생각만 했다”면서 “호텔에서 나온 뒤 정준영, 최종훈, 김씨에게 차례로 아무렇지 않게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정준영 단톡방이 파문을 일으킨 후 최종훈과 김씨에게 ‘혹시 나를 불법 촬영했냐’고 물었더니 절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걱정하지 마라. 얼굴이나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왼쪽)와 가수 정준영이 14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승리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정 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각각 경찰에 입건됐다./오승현기자
하지만 A씨가 단톡방 공익 제보자인 방정현 변호사를 통해 지난달 살펴본 진상은 이들의 말과 달랐다. A씨는 방 변호사 측에 사건이 일어난 날짜와 장소 등을 특정해 메일을 보냈고 그 결과 당시 상황이 녹음된 음성 파일과 사진 6장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되는 대로 A씨를 조사한 뒤 정준영, 최종훈 등을 차례로 조사할 방침인 가운데 최종훈이 과거 음주운전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8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최종훈 사건은 서울지방경찰청에도 보고됐다”며 “관계자들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한 결과, 보도 무마 의혹은 사실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들의 계좌 내역, 통화 내역 등을 파악해 이처럼 판단했다.
최종훈/사진=최종훈 인스타그램
음주운전 사건이 보도되지 않고 송치된 시점에 최종훈에게 연락한 용산경찰서 교통조사계장에 대해서는 “기존에 입건된 윤모 총경,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 지휘 라인에 있던 사람과의 연결 고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수사기록과 담당 경찰의 휴대폰을 통해 최종훈의 음주운전 사실을 서울지방경찰청에 보고한 정황을 확인했다. 통상 연예인의 음주운전 사건과 마찬가지로 같은 형식의 보고를 했다는 의미다.
앞서 최종훈은 음주운전 단속 적발 당시 현장 경찰관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뇌물공여 의사표시)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조만간 최종훈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