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 주식 상장폐지?', 커지는 차이나 포비아

차이나그레이트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
이스트아시아홀딩스도 감사인 부재로 정지
투자자 거래중단, 사고팔지 못해 발만 동동
IPO 노리는 기업도 저평가 신세 못 면할듯


“또 너냐? 다음엔 죽는다.”

벌써 10년이나 된 ‘거북이 달린다’라는 영화에 나온 대사입니다. 탈옥수 송기태(정경호 역)가 연이어 형사 조필성(김윤석 역)을 마주하자 내뱉은 말입니다. 계속해서 자기 앞을 막아서니 송기태 입장에선 조필성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겠죠.

주식시장에도 이런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 기업이죠. 정확히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회사들입니다. 맞습니다. 또 중국 기업입니다. 투자자들에게 중국 기업은 그야말로 골칫덩어리입니다. 잊을만하면 말썽을 피우는 게 중국계 상장사인데,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씨케이에이치(900120)는 이보다 더한 14.09%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씨케이에이치는 6월 결산법인으로 지난해 감사보고서는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 불안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기업이 재차 퇴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기업이 도매급으로 묶인 것은 아닙니다. 골든센츄리, 글로벌에스엠, 로스웰, 에스앤씨엔진그룹, 윙입푸드, 컬러레이, 크리스탈신소재, 헝셩그룹 등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모두 ‘적정’ 의견을 받았고 이날 주가가 오르거나 소폭 하락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당분간 또 불안에 휩싸일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국내 증시에 도전하는 기업도 저평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퇴출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한동안 중국 기업의 상장은 뜸했습니다. 지난 2017년 8월 컬러레이 이후 지난해 11월 말 윙입푸드가 상장하기까지 새내기 중국 기업은 없었습니다. 도전은 계속됐지만 기업공개(IPO)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전보다 깐깐해진 거래소의 상장 심사도 있지만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극단적인 저평가가 더 컸습니다. 중국 제약기업인 보난자제약과 환경설비 제조·운영회사인 TBI는 지난해 상장을 준비했지만 이 같은 이유로 IPO를 올해로 미뤘습니다. 더 좋은 기회를 가지려 했지만 또 다시 차이나 리스크가 증시에 확산돼 이들 기업은 올해도 상장을 자신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적은 내부에 있었던 셈입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중국 주식 투자자는 언제쯤 웃을 수 있을까요?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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