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깃발이 북아일랜드의 한 항구에서 나부끼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유로화 최고액권인 ‘500유로’ 지폐가 더는 발행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500유로권은 시중에서 점차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과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은 오는 26일부터 500유로권 지폐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유로존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앞서 지난 2016년 5월 500유로권 지폐의 퇴출을 결정했다. 이후 올 1월부터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제외한 17개국이 발행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발행되지 않더라도 화폐가치는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현재 500유로권을 가진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ECB는 밝혔다.
ECB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유통되고 있는 500유로권 지폐는 모두 5억900만장으로 총 2,456억유로어치에 달한다.
■500유로권 퇴출 이유는
액면가 높아 보관·유통 쉬워
돈 세탁·테러 자금줄로 악용
유로존이 500유로 지폐 발행을 중단하는 것은 이 최고액권이 ‘검은돈’ 거래에 자주 이용된다는 의혹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500유로권은 한화로 약 64만원에 달하는 최고액권으로 화폐가치가 커 보관과 유통 등이 쉽다. 50유로권 지폐로 100만유로를 채우면 무게가 20㎏을 훌쩍 넘지만 500유로권 지폐로 같은 금액을 채우면 2.2㎏에 불과하다. 500유로 지폐는 돈세탁과 테러단체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악용되기 쉽다는 이유로 ‘빈라덴’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때문에 ECB는 2016부터 이미 500유로권 지폐 발행을 중지한 상태다. 유로존 회원국이 아닌 덴마크는 다음달 말 의회 표결을 거쳐 2020년 1월10일부터 500유로 지폐 통용을 금지할 방침이다.
한편 ECB는 다음달 말 보안조치를 강화한 새로운 100유로권 지폐와 200유로권 지폐를 발행할 예정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