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는 공항에서부터 관광객을 포함한 입국자들의 비닐 반입을 전면 금지하더군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 권익 보호를 넘어 소비생활을 미래세대를 위한 방향으로 바꿔나가려 노력하고 있다. 이희숙 한국소비자원장은 “다른 소비문화 정착보다 미래세대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게 친환경 소비문화 활성화”라며 환경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인식 제고를 촉구했다. 이 원장은 “전국의 소비자들과 연계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소비자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일회용품 줄이기가 소비자운동인 것은 환경오염의 피해도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라며 “환경 문제로부터 특히 더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배려계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저소득층 등 소외된 사람들이 공기·물·위생 문제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소비자원은 환경부와 일회용품 줄이기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책임 있는 소비문화를 조성하자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환경부·소비자단체와 함께 일회용품 줄이기를 위한 3대 생활수칙으로 △다회용컵(머그컵·텀블러 등) 사용하기 △빨대 사용하지 않기 △1회용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를 꼽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정부부처가 직접 챙기기 어려운 대국민 부분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원장은 “농촌 노인분들을 위한 이동 소비자상담도 받고 있고 결혼이민자·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도 한다”며 “기업들과 연계해 상속증여를 준비하고 영정사진도 촬영해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원은 결혼 서비스 같은 소비자밀착형 분야에서도 ‘스몰웨딩(작은 결혼식)’ 문화를 정착시키려 한다. 통계청은 최근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2017년부터 소비문화 시리즈 캠페인의 하나로 ‘나만의 의미 있는 작은 결혼’을 주제로 한 사례 공모 등을 진행해왔다”며 “지난해 시장조사국에서 중계 서비스, 신혼여행, 예식장업, 신혼부부 금융 서비스 등 결혼 서비스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청와대에서 브리핑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출산보다는 결혼에 국가 정책의 포커스를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보며 올해도 더 심도 있게 연구와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지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