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사는 해외 국가 중에 홍콩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홍콩 증권거래소 앞에 홍콩, 중국 국기와 함께 홍콩 거래소 기가 게양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현지법인을 통해 얻은 순이익이 전년의 2.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정부의 규제, 시장침체 등으로 중국에서는 유일하게 적자를 본 반면 중점 공략 지역인 동남아 시장의 흑자 폭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2018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13곳이 해외 현지법인 47곳에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1억2,280만 달러(약 1,351억원)로, 지난해 4,800만 달러(약 522억원)보다 무려 155.7% 늘었다.
지역별 순이익 규모는 홍콩이 5,780만 달러로 가장 컸고 베트남(1,830만 달러), 인도네시아(1,770만 달러), 미국(1,620만 달러) 순이었다. 또 인도(570만 달러), 브라질(350만 달러), 영국(240만 달러), 태국(210만 달러), 싱가포르(40만 달러), 캄보디아(10만 달러), 몽골(10만 달러) 등에서도 흑자를 올렸다. 반면 중국에서는 130만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경우 자본 조건 때문에 현지법인이 금융투자사가 아니라 일반 자문회사로 등록돼 업무 범위가 제한적”이라며 “시장 성장 둔화, 미중 무역분쟁 등 영업환경의 악화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권역별로는 전체 순이익 중 1억70만 달러(82.0%)가 아시아 법인에서 나왔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신남방 6개국 지역의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는 14개사로, 이들은 13개국에 진출해 47개 현지법인과 15개 해외사무소 등 모두 62개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현지법인은 1개가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14개, 홍콩 9개, 인도네시아 8개, 베트남 7개 등 아시아 지역이 48개(현지법인 34개, 사무소 14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9개)과 영국(4개), 브라질(1개) 등에도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 6개국의 해외점포 비중은 전년 30.2%에서 33.9%로 늘었다. 해외점포 수는 미래에셋대우(006800)가 15개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증권(9개)과 NH투자증권(005940)(8개), 신한금융투자(7개) 등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 삼성증권(016360)과 KB증권을 더한 소위 ‘빅6’의 전체 해외점포 비중은 77.4%에 달해, 대형 증권사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의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494억5,000만 달러(55조3,000억원)로 전년보다 50.6%, 자기자본은 47억3,000만 달러(5조3,000억원)로 81.9%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6개사를 중심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 진출이 활발하고 유상증자나 현지법인 인수를 통해 해외 영업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개·IB 업무 활성화와 전담 중개업무(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진출 등 수익원도 다양화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