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787-9이 인천공항을 이륙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항공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003490)이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서 2배 넘는 투자 수요를 모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향후 지배구조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투자자들은 회사의 사업성을 의심하지 않는 모습이다.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2일 진행한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4,89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700억원을 모집한 2년 물과 1,300억원을 모집한 3년 물에 각각 2,330억원과 2,590억원이 몰렸다. 주관사는 교보증권, 미래에셋,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이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향후 지배구조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KCGI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180640)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황에서 조 회장의 지분을 조원태 사장 등 세 자녀가 상속해야 하지만 상속세를 낼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한항공 채권이 연 3%대 중후반이라는 금리에 매력을 느끼고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수요예측에 앞서 투자자들에 2년물은 최고 연 3.45%, 3년물은 연 3.97%의 금리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로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8번째로 높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및 항공기 리스료 지급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있다. ㈜한진은 24일 400억원, 한진칼은 30일 7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차례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