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가정간편식(HMR)이 종착지인 밀키트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한식부터 태국식까지 60종에 달하는 메뉴를 준비했다. 식재료 공급과 배송에 있어 CJ그룹의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며 3년 내 1,000억원 대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23일 CJ제일제당은 중구 동호로 본사에서 ‘R&D TALK’ 행사를 열고 선보인 밀키트 브랜드는 집밥을 특별하게 만드는 셰프의 요리 키트를 콘셉트로 한 ‘쿡킷(COOKIT)’이다. 밀키트는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레시피 등을 상자에 담아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일종의 가정간편식(HMR)이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미래가 밀키트 시장에 있다고 보고 1년 반 정도 준비 기간을 가졌다.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손질과 절단까지 다 완료된 쿡킷은 소비자들이 그저 즐겁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한 요술 같은 키트”라면서 “집에서 요리를 하고 싶지만 메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일명 ‘메뉴 고민형’ 소비자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쿡킷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운영된다. 김 상무는 “향후 가정간편식 시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향후 5년 내 7,000억 원 수준으로 클 밀키트 시장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60종에 달하는 풍부한 메뉴다. 그 동안 밀키트 성장이 더뎠던 이유 중 하나가 메뉴의 다변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존 밀키트 시장에서 선보이는 고정 메뉴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 안주용, 홈파티용 등 상황에 맞는 메뉴를 개발했고 2년 내 내 200여 종의 메뉴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뉴는 순두부찌개와 같은 일상식과 스테이크 등 특별식을 5대 5의 비율로 구성했다. 오야꼬동, 팟타이 등 글로벌 메뉴는 약 40%를 차지한다. 2인분과 3인분, 순한 맛과 매운맛으로 카테고리를 나눈 점도 특징적이다. 모두 CJ제일제당의 식품연구소와 전문 셰프 부서인 푸드시너지와 협업해 개발했다. 월·수·금요일마다 신메뉴를 공개하고 소비자의 원활한 선택을 돕기 위해 한번에 선보이는 메뉴는 총 15종으로 제한한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향긋한 봄나물로 만든 ‘멍게새싹비빔밥·쑥국’과 ‘두릅무침·두릅떡발비’ 등이 대표적이다.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스타 셰프를 앞세워 홍보하기보다는 제철 식재료로 소비자들이 메뉴의 신선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원재료의 신선함은 차별화된 포장 기술이 뒷받침한다. 야채의 호흡량에 따라 별도 포장을 하고 ‘숨쉬는 야채’ 포장까지 적용해 신선도 유지기한을 경쟁사 대비 2배 긴 6일로 늘렸다. 고기 특유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가열을 거쳐 급랭 후 동결하는 ‘쿡칠(Cook-Chill)’ 기술을 이용했다.
쿡킷은 우선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된다. CJ제일제당의 식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인 CJ온마트에 밀키트 전용관을 구축하고 서울·경기·인청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하며 오는 7월에는 쿡킷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한다. 이용자는 아침 7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까지 집 앞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가격대는 2~3인분 기준 평균 2만원 대다.
CJ제일제당은 쿡킷의 식재료 공급을 위해 CJ프레시웨이와 새벽배송을 위해서는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았다. CJ대한통운은 쿡킷 새벽배송을 위한 전담팀도 마련했다. 전용 소스를 만들기 위해 논산공장에 전용 라인도 구축했다. 올 11월까지 논산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밀키트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독보적인 식품 R&D 역량과 노하우, HMR 사업 경쟁력, 셰프 레시피, 계열사 시너지 등을 총동원했다”며 “다양한 메뉴 운영과 최고의 맛 품질, 식문화 트렌드 기반 서비스 등을 앞세워 국내 밀키트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