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미국이 만든 위성으로 국가통제에 활용"

지난 1월 11일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중국이 자체 개발한 최신형 통신·방송 위성 ‘중싱(中星)-2D’를 실은 창정(長征) 3호 이(乙)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에서 만든 인공위성을 당국과 경찰이 자국 통제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구 상공 2만2000마일(3만5,405㎞)궤도에서 미국이 제작한 인공위성들이 중국 정부에 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는 미 국가안보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미국산 인공위성을 수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미국 인공위성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었던 데에는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 ‘아시아샛’(Asia Satellite Telecommunications)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샛은 미국 보잉사나 미 콜로라도주 맥사 테크놀로지의 관계사인 SSL 등이 제작한 위성 9기를 지구 궤도에 올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이 미국의 다목적 사모펀드인 칼라힐 그룹과 지분을 함께 소유한 상장사 아시아샛을 통해서는 인공위성 수출이 가능한 구조다.


중국이 군사 기지화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수비 암초/연합뉴스

중국은 미국산 위성을 중국 군과 경찰이 영유권 분쟁이 벌어지는 남중국해와 티베트 등에서의 시위대처에 각각 활용해왔다는 것이다.

WSJ은 특히 중국 정부가 미국산 인공위성을 활용하고 있는 분야가 미국이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중국의 내부 통제 강화라는 점에 주목했다.

2008년~2009년 티베트 및 신장위구르자치구 소수민족의 반(反)정부 시위에 대응할 당시 정보수집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가안전부가 미국산 인공위성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 WSJ은 “중국 공안부가 아시아샛의 위성들이 경찰작전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경찰) 신속대응팀이 현장에서 오디오와 비디오를 보내오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과 관련해 ‘아시아샛4’와 ‘아시아샛5’ 위성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비난해온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시설 구축에도 미국산 인공위성이 활용됐으며 중국 국영 통신사들은 2013년부터 이 지역 중국군에 모바일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주장했다.

보잉은 아시아샛에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을 향상한 10번째 인공위성을 제공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 위성은 민간 목적 이외에 잠재적 충돌상황 시 표적에 대한 미사일 유도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WSJ의 문의에 보잉 측은 10번째 위성 계약을 보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신문은 전·현직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전략적 목적을 위해 미국의 상업 기술을 이용하는 우려스러운 예라고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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