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의 수행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지역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나가는 데서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을 암시하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끌어들임으로써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우군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중·러의 존재감 확대를 통해 동북아에서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러시아 하산 도착 후 러시아 국영TV채널 ‘로시야’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뜨거운 러시아 인민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으면서 이번 방문이 매우 유익하고 성공적인 방문이 되며 당신(러시아)와의 만남에서 많은 문제 등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25일 정상회담에서 북러 경제협력 및 식량 원조와 양국 우호관계 증진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 육군대학 전략연구소(SSI)의 스티븐 J 블랭크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밀가루 10만톤 등 대규모 대북 지원을 통해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한편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 연결과 러시아천연가스관 사업의 이권을 북측으로부터 얻어낼 것으로 예측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