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4일(현지시간)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이르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소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59.34포인트(0.22%) 하락한 26,597.0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43포인트(0.22%) 내린 2,927.2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81포인트(0.23%) 하락한 8,102.0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이날 장중 8,139.55까지 오르며 지난해 8월 30일 8,133.3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급등세에 따른 가격 부담이 부각되면서 오후 장에서 하락 반전했다.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 실적과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발표 등에 관심을 보였다. 나스닥이 이날 최고치를 경신하고 다우지수와 S&P 500도 최고치에 근접해 있지만 투자자들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 전망이 최근 대폭 개선됐지만,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독일 기업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4월 Ifo 기업환경지수가 시장 예상을 하회하면서 유럽 최대의 경제국인 독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연정 붕괴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정치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상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이날 주요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 반응도 다소 부정적이었다. 캐터필러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과 순익을 발표했지만 회사측이 중국 사업의 둔화 우려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개장 전 상승세를 반납하고 3%가량 하락했다.
보잉은 ‘737맥스’ 기종 사고 여파로 순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고 올해 실적 전망도 내놓지 못했다. 보잉은 ‘737맥스’ 사고에 따른 손실이 10억 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초기 추정치로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사주 매입 중단 방침도 발표했다.
장 마감 이후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등의 주요 기술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은 25일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장 종료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에너지 주가 1.85% 하락했다. 커뮤니케이션도 0.75%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는 0.55%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상 최고치 수준에 이른 지수가 보합권에서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6%상승한 13.0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강화 여파에서 사흘 만에 벗어나며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6%(0.41달러) 내린 65.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란의 원유 수출을 미국이 전면 차단하고 나서면서 시장에 공급 우려가 제기됐지만 최근 이틀간 상승세를 탄 유가의 가격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이란제재로 인한 공급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도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수요 측면에서도 중국의 경기둔화로 원유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는 지난주 약 550만 배럴 늘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40만 배럴)를 크게 웃도는 증가세다.
국제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5%(6.20달러) 상승한 1,27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