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지난 2월 미국 전용으로 선보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가 출시 2달 만에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 기아차(000270)의 1·4분기 깜짝실적의 일등 공신인 셈이다.
25일 기아차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공장(HMMG)에서 생산되는 텔루라이드의 올해 판매량(출고 기준)이 지난달 말 기준 1만961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2월 4,630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판매량이 껑충 뛰어 6,331대를 판매했다. 올해 기아차의 텔루라이드 판매 목표(6만4,000대)의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텔루라이드의 판매량이 늘면서 기아차 조지아 공장 출고 판매량도 지난해 5만163대에서 올해 1·4분기 6만3,905대로 27.3% 급증했다. 중형 세단인 옵티마(한국명 K5)가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2만8,000여대 팔렸으며 텔루라이드의 출시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쏘렌토는 예상과 달리 지난해(2만5,488대)와 엇비슷한 2만4,848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의 미국 현지 전체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미국 시장 수요가 2.5% 줄어든 상황에도 기아차는 올해 1·4분기 13만8,000대를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7% 이상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미국은 기아차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 시장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총 판매량(279만6,000대)의 21.1%(59만대)를 미국에서 팔았다. 국내 판매량(52만9,000대)보다 6만여대가 더 많다.
기아차가 텔루라이드를 앞세워 1·4분기 미국 시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든 만큼 올해 전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판매량이 늘어나면 당장 매출도 늘어나지만 무엇보다 수익성 방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4분기 기아차의 미국 재고보유일수(MOS)는 4개월을 훌쩍 넘었지만 올해는 1개월가량 단축됐으며 한때 4,000달러에 육박했던 판매 인센티브도 올 들어 3,400달러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2%를 턱걸이했다”며 “올해 기아차 입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