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4시간 단독·확대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북러정상회담 내용을 미·중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현재 북미 양자체제로 진행되고 있는 비핵화 협상에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6자 회담 체계가 가동돼야 한다고 저는 보고 있다”며 “이것은 북한의 국익에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논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중국에 내일 방문해 시진핑 주석에게도 말씀드릴 예정”이라며 “김 위원장님께서 북한 측 입장을 미 행정부와 다른 정상들에게 알릴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끌어들임으로써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우군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둘러싼 정세와 관련해서는 실질적으로 이러한 얘기가 전달되길 바라고 있다. 미국 중국과도 이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러시아와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에 달하는 것이 유사한 분위기다. 유엔 무대에서도 미국과 러시아 간에 입장이 유사하다. 여러 가지 유엔 내에서 이루어지는 결의안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안과 관련해서 논쟁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핵 비확산을 위해서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국제적인 (북한의) 보장체제가 필요할 것이고, 우리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이러한 보장 체제가 얼마나 실질적이고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양국 대표단이 25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크렘린궁 홈페이지 제공=연합뉴스

북러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협력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종단철도(TKR)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사업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과) 논의했다”며 “북한을 통해 남한으로 향하는 가스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전력망 연결사업에 대해서도 우리는 오늘 대화를 나누게 됐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러시아 체류 근로자에 대해서도 “이 안건에 대해 보고 있고 북한 근로자들은 러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음을 시인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