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증권사 취업 문턱은 전례 없이 좁을 전망이다. 주 52시간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해 증권사들이 채용을 경쟁적으로 늘린데다 자동화와 수시 경력 채용으로 대형 증권사의 공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년간 공채가 없었던 NH투자증권이 대대적인 신입 공채에 나섰다. 강민훈 NH투자증권 인사부장은 서울경제 인터뷰에서 초대형 IB가 원하는 젊은 인재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절실함’을 1순위로 꼽았다. 강 부장은 “‘어떤 부서에서 무슨 업무를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포부가 있는 지원자가 더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조언했다.
Q.오랜만에 공채에 나선 이유는
A.합병하고 나서 인력 조정 작업을 하며 3년간 채용시장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그런데 신입사원들과 대화를 해보니 NH투자증권의 인지도가 낮다는 것을 느꼈다. 올해는 체계적으로 신입직원을 뽑아보자고 연초에 채용계획을 짰다.
Q.채용규모는 어떻게
A.이탈률이 워낙 낮은 게 NH투자증권의 특징이다 보니 경쟁사보다 규모는 적다. 상반기 공채는 5개 부문(IT·디지털·퀀트·상품·전략기획)을 모집할 예정이다. 여기에 신입 업무직원까지 50명~60명 수준이 될 것이다.
Q.원하는 인재상은 어떤 인재인가
A.NH투자증권이 바라는 인재상은 모든 증권사가 바라는 인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회사 취업이 목적인 사람이 있고 금융투자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최근 증권사는 ‘절실히 금융투자업을 해보고 싶은 사람’을 원한다. 그래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쪽에 대한 열정과 그간 준비과정이 보이면 좋겠다. CFA 레벨2·3 정도되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고, 지원자 대부분이 그 정도 준비는 된 상태다. 똑같이 증권사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 중에도 ‘00부서에서 XX업무를 하고 싶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커리어에 대한 목표가 있는 사람들이 더 좋게 보이게 마련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21일 여의도 CGV에서 열린 채용간담회에서 금융업계의 전망과 인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NH투자증권
Q.NH투자증권의 장점은
A.지난해 취임한 정영채 사장의 비전이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 플레이어’다. NH투자증권은 회사에 쌓인 업무 프로세스와 네트워크와 시스템이 일하는 회사다. 일하는 것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이만한 회사는 없다고 자부한다. 여기서 일하면 일을 배우고, 사람과 업무 프로세스, 시스템을 알게 된다. 경력을 쌓고 채용시장에 다시 나가면 시스템과 업무프로세스를 아는 사람이 경쟁력과 가치가 있게 마련이다. 실제로 IB나 운용 쪽은 NH투자증권 사람을 많이 선호한다. 또 현실적으로 경쟁력 있는 급여체계를 가지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이직하고 싶어하는 증권사다.
Q.준비과정에 조언을 해주신다면
A.채용전형은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실무면접, 임원면접으로 나뉜다. 자기소개서는 금융 투자업에 입사하기 위한 지원자의 노력과 관심을 본다. 필기는 인적성과 논술로 구성되는데 인적성은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논술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지원자의 생각을 본다. 서류전형과 인적성 시험은 논란을 막기 위해 외부 전문회사에 위탁하고 있다.
이후 진행되는 실무면접은 심층 대면 면접과 토론 또는 PT 면접 중 하나로 진행할 계획이다. 리더십과 협업능력과 같이 직장인으로서 일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갖췄는지와 금융투자업에 대한 열정과 준비 사항을 중점적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합격하면 여름 방학 기간 실무 부서에 배치돼 6주간 인턴을 하면서 교육을 받는다. 인턴이 끝난 후 압박면접 형식의 임원 면접이 마지막 채용 관문이다. 면접관들이 예컨대 우리 회사에서 제일 나쁜 점이 무엇이냐, 같이 일한 인물 중 가장 업무에 악영향을 미치는 사람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까다로운 질문을 던진다. 상황대처능력이 어떤지를 보는 것으로 인성적 요소에 대한 평가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