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의 서자로 백이강이라는 이름보다는 ‘거시기’라 불리는 남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방이 돼 가문을 건사하는 것이 팔자라는 ‘정해진 삶’을 살아가던 그가 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것은 어떤 이유일까.

‘백가네 거시기’로 살것인가, 전봉준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꿀 것인가. 조정석의 선택은 끝에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26일 오후 SBS 사옥에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신경수 감독과 배우 조정석, 윤시윤, 최무성, 한예리, 박혁권, 박규영, 노행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정도전’의 정현민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의 신경수 감독이 만나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관상’을 통해 영화에서 사극 연기를 선보인 적은 있으나 드라마에서는 처음이다. 조정석은 “긴 시간 인사드릴 수 있는 사극을 한번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때마침 대본을 받았다. 너무 재미있었고 동학농민운동이라는 잊어서는 안될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형제의 이야기, 사랑 이야기에 매료됐다”며 “신경수 감독, 정현민 작가의 조합도 이 작품을 택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였다”고 출연 배경부터 설명했다.


그가 연기하는 백이강은 가상의 인물이다. 그는 “배우들의 상상력이 동원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관상’과 같이 이 작품에서도 백이강이라는 인물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정말 그 시대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작가님이 인물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어떨 것 같냐’고 질문을 해주신다.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동생 윤시윤과의 호흡은 금상첨화라고. 조정석은 “윤시윤과는 첫 만남부터 좋았다. 작품을 통해 많이 봤지만, 예능을 통해 본연의 성격을 엿보고 정말 유쾌한 친구라고 생각했었다”며 “처음 만났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라 연기적 호흡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좋다. 상대 배우에 대한 배려가 좋아서 편안해지게 하는 힘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극 특유의 대사보다 조정석 특유의 대사처리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사극이 특별히 어렵거나 쉽다는 생각은 안든다. 그 당시에 나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말투를 그들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며 “특별히 어렵다면 사투리를 쓰고 있는데 얼마만큼 거슬리지 않게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작 ‘열혈사제’의 흥행은 천군만마다. 조정석은 “‘열혈사제’ 너무 잘되서 축하드리고”라며 웃음을 끌어낸 뒤 “개인적으로는 후속작으로 일단 관심을 받는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이다. 열혈사제 못지 않는 사랑받는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사극 장인’ 작가와 연출, 조정석·윤시윤·한예리·최무성 등 연기파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26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