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Fun] 빌딩숲속도…거친숲길도…"지프, 프리덤"

■'랭글러 오버랜드'로 110㎞ 주행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어느 날,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달리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코스는 자유로를 타고 양주를 지나 송추계곡을 보고 오는 왕복 110㎞ 코스였다. 거친 코스를 달릴 차는 최근 풀체인지된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의 대표 브랜드인 ‘지프 올 뉴 랭글러 오버랜드’. 이 차는 랭글러의 ‘최고’들만 모아놓은 지프 프리미엄의 완결판이다. 도심에서의 안정성과 거친 오프로드의 드라이빙까지 소화가 가능하며 운전자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해 주는 차다. 올 뉴 랭글러는 출시 3개월 만에 1,000여대를 판매하며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지프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프는 2도어 모델인 스포츠와 루비콘, 4도어 모델인 스포츠, 루비콘, 오버랜드, 루비콘 파워탑 등 6종을 선보였다.

오버랜드는 오프로드 DNA를 갖고 있는 온로드 겸용 SUV다. 기존의 사하라 모델이 도심형 SUV로서 지프의 가능성을 어필했다면 오버랜드는 도시의 SUV 일상 사용자들과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내·외관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지프의 전신인 윌리스 오버랜드에서 시작된 이 차는 지프의 자존심이라고 할 만 하다. 패밀리카이자 출퇴근용으로 도심에서 달릴 수 있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FCA코리아는 오버랜드로 매일 출퇴근하는 도시의 직장인이나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 등 새로운 고객층을 타깃으로 이 차를 만들었다. 외관을 보니 남성적이고 강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3피스 하드탑, 주유구 커버의 마감이 인상적이었다. 17인치 알로이 휠과 32인치 타이어, 페드램프, 테일램프의 개성을 느낄 수 있었다.


광화문에서 출발해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강변북로로 향했다. 평일인데도 차가 매우 막혔다. 그러나 오버랜드는 거침이 없었다. 비슷한 크기인 현대자동차 싼타페와는 차원이 달랐다. 오버로드는 싼타페보다 전장이 길지만 전폭은 비슷하다. 전고도 높아 시원한 시야를 확보해줬다. 최대 출력은 272마력이며 최대 토크가 40.8kg·m으로 묵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올 뉴 랭글러 4도어 루비콘 파워탑의 전장은 4,885㎜, 전폭 1,895㎜, 전고 1,850㎜, 축거 3,010㎜에 공차중량은 2,120㎏에 달한다. 2열의 레그룸과 트렁크 공간 역시 젊었다.

자유로를 따라 도심을 벗어난 뒤 속도를 낼 수 있는 양주 톨게이트로 향했다. 시속 100㎞를 넘긴 고속 주행을 했음에도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차선을 변경할 때 사각지대에 위치한 차량을 경고음과 사이드미러의 경고등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통해 차선 바꿈이 수월했다. 랭글러 오버랜드는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인 브리지스톤의 듀얼러를 장착했다. 또 세븐-슬롯 그릴, 키스톤 모양의 그릴 윗부분, 원형 헤드램프, 사각 테일램프 등 기존에 호평을 받았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계승하며 연료 효율성을 20% 이상 끌어올렸다. 여기에 안전 및 첨단 사양을 탑재해 도심 SUV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고속으로 주행하자 소음에는 취약했다. 옆 사람과 대화를 거의 나눌 수 없었다. 작은 굴곡에도 좌석이 흔들려 승차감이 불편했다.

오프로드 모듈을 경험하러 송추계곡에 도착했다. 올 뉴 랭글러의 4x4 시스템이 빛이 발하는 순간이었다. 오프로드 모듈은 롤링 구간, 경사면 구간, 범피 구간으로 설계됐다. 강력한 힘이 필요한 급경사 오르막이나 오프로드에서는 4륜 구동을, 도심 주행에서는 2륜 구동을 즐기라는 관계자의 말에 기어를 변속했다. 랭글러는 접지력, 경사로 제어 능력과 언덕 밀림 방지,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 등 보조 기능으로 오프로드 모듈에 최적화됐다. 유연한 서스펜션은 덤으로 추가됐다. 60도가 넘는 경사에서도 랭글러는 안정적인 승차감을 선사해줬고 미끄러운 노면에서도 운전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했다.

두 시간 가까운 주행으로 느낀 지프 오버랜드는 안정성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78년의 역사를 가진 지프가 선보인 올 유 랭글러는 데일리카와 오프로드 강자로서의 매력을 모두 담아낸 듯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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