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에세이] 인공관절도 '관절염'에 걸려요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왼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이 잘되던 환자가 3개월 만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심하게 부딪히거나 다친 적도 없다는데 수술한 무릎 주위의 근육이 손상돼 당혹스러웠다. 얘기를 들어보니 수술 후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49제까지 매일 108배를 올리며 불공을 드렸다는 것이다. 무릎이 건강한 사람도 쪼그렸다 폈다를 반복하는 절 동작이 힘든데 인공관절 수술을 한 환자가 매일 절을 했으니 당연히 무릎이 성할 리 없다.

인공관절 수술 환자 중에는 수술을 받고 나면 오랜 시간 느꼈던 통증과 불편함이 사라지면서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관리를 소홀히 하고 무릎을 혹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수술이 성공하려면 ‘의사의 정확하고 섬세한 수술’은 기본이고 ‘환자의 수술 후 엄격한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릎 인공관절의 경우 수술 중요도가 80%라면 수술을 최종 완성하는 20%는 재활치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관절에도 인체에서 연골이 하던 역할을 대신 하는 인공연골이 있다. 뼈와 뼈 사이에서 마모돼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되는 인체 연골과 마찬가지로 인공연골도 쓸수록 닳는다. 인공관절 재수술의 원인 중 인공연골 마모가 자치하는 비율은 꽤 높은 편이다. 인공연골의 수명이 인공관절의 수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인체 연골과 마찬가지로 인공연골 역시 수술 후 잘못된 생활습관을 지속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하면 마모도가 높아진다. 수술 전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무리하게 쓰면 인공관절도 ‘관절염’에 걸리기 쉬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관절은 더 주의하고 세심하게 관리해야 그 수명만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수술 직후 재활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활운동을 하지 않으면 인공관절 주변 근육을 위축시켜 관절을 굳게 하고 무릎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수술 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재활운동은 각도와 근력운동이다. 일반적으로는 수술 다음날부터 기계를 이용한 수동 관절운동을 시작하며 단계적으로 근력강화운동과 보행운동을 시행한다. 퇴원한 후에는 아프고 귀찮다고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집에서도 꾸준히 해야 한다. 의자나 침대에 앉아 두 손으로 한쪽 발목을 잡고 몸쪽으로 당기는 운동이나 다리를 쭉 펴고 엄지발가락을 몸쪽으로 향하게 힘을 주면 각도와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무릎 건강을 위해서는 입식생활·체중관리·운동 이 세 가지를 꼭 지켜야 한다. 이는 수술을 받은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해당한다.

우선 쪼그리고 앉는 좌식생활은 절대 금물이다. 쪼그리고 앉아 집안일을 하는 것은 무릎 건강에 치명적이다. 침대나 소파를 이용하고 밀대로 서서 걸레질을 하는 등 입식생활을 하도록 한다.

또 체중과 무릎 건강은 비례하기 때문에 균형 있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비만해지지 않도록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운동으로 허벅지 근육을 키워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허벅지 두께가 점점 감소한다.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은 무릎 위·아래에서 관절을 지탱해주는 기둥 역할을 한다. 이 근육들이 약하면 무릎관절 연골이 받는 충격과 주변 인대가 받는 부담도 늘어난다. 허벅지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주 3회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본인의 몸 상태에 맞춰 하면 된다. 또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려준 뒤 허벅지가 무릎과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 섰다를 하는 스쿼트 동작도 30회씩 3세트 정도 해주면 허벅지 근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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