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의 국정 지지도가 지난해 5월 신정부 출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27일(현지시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은 독립 여론조사기관 므르데카센터가 지난달 5일부터 1주일간 실시한 조사 결과 마하티르 총리의 국정 지지도가 46%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조사에서 83%에 이르렀던 지지도가 10개월 사이 37%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와 정당연합 희망연대(PH)가 주도하는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같은 기간 79%에서 39%까지 곤두박질쳤다.
응답자 중 46%는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특히 말레이시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말레이계 유권자 중에서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이 24%에 불과했다.
지난해 60여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루며 15년 만에 총리직에 다시 오른 마하티르 총리의 지지도가 취임 1년도 채 안 돼 곤두박질치는 데는 높은 물가로 팍팍해진 서민 생활이 중요한 원인이 됐다. 므르데카센터는 이번 조사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40%에 그치는 등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 지지도 하락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마하티르 정부가 ‘부미푸트라’로 불리는 말레이계 우대정책을 완화하고 다른 민족을 공정하게 대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말레이계가 현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 세 차례에 걸친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모두 패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부정부패에 대한 우려는 이전보다 현저히 줄었으며 응답자의 67%는 다음달 출범 1주년을 맞는 신정부가 공약을 실현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므르데카센터는 덧붙였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