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ORY] 매튜 샴파인 위워크코리아 대표 "위워크 '1호 고객'으로 출발...母國 공유오피스 전도사 됐죠"

한국서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입양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스타트업 창업
회사운영 과정서 위워크 매력에 빠져
아태 총괄이사 맡아 韓 진출 이끌어
"멤버들 성공이 곧 위워크의 성공"
글로벌 스킨케어 브랜드 손잡고
K뷰티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지원
서울시와 함께 '제2핀테크랩' 조성
서면점 시작으로 부산진출도 본격화


오피스 밀집지역을 걷다 보면 ‘위워크(WeWork)’ 로고가 새겨진 건물이 눈에 많이 띈다. 전 세계 27개국,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유 오피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위워크는 이제 국내에서도 친숙한 업체다. 이 회사는 한국 시장 진출 3년 만에 15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종각 종로타워, 서울역 서울스퀘어, 여의도 HP빌딩 등 서울 대표 빌딩들도 ‘WeWork’ 간판을 달았다. 이달에는 서울 외에도 부산에 첫발을 내디뎠다.

위워크가 주목을 끄는 것은 성장세가 아니다. 국내에 공유 오피스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매튜 샴파인 ‘위워크코리아’ 대표(제너럴 매니저)가 있다. 우리나라와도 각별한 인연이 있는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유 오피스는 단순히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샴파인 대표는 “한국도 일자리와 도시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결국 (공유 오피스는) 성공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호 고객’에서 모국(母國)의 대표로>

샴파인 대표는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입양됐고 성인이 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25년 만에 한국을 찾아 친부모와 만났고 현재는 어머니와 누나, 조카 등 가족들의 지원으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미국으로 입양됐다는 건 내게 행운”이라며 “미국과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운 후 위워크라는 플랫폼을 통해 자선 활동과 같이 사회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샴파인 대표는 2월 서울을 방문한 미겔 맥켈비 위워크 공동창업자 겸 최고문화경영자(CCO)와 함께 한국미혼모가족협회와 만나 후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위워크의 ‘1호 고객’ 출신으로 위워크에 합류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뉴저지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미국 메르세데스벤츠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던 중 사무실 청소, 인터넷 세팅에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낭비된다고 느껴 위워크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그는 자신의 새로운 진로를 찾았다. 샴파인 대표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보다 다른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자신의 지원으로 잘 성장하는 것에 더 가치를 느꼈다”며 “이후 ‘위워크랩스(WeWork Labs)’를 공동 설립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위워크랩스가 확장하면서 그는 자신의 사업은 접고 위워크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위워크의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 시장 진출도 주도했다. 아시아 진출을 노리던 위워크의 아시아태평양(APAC) 총괄 이사로 일하던 그가 한국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한 것. 한국의 뛰어난 인재 풀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독특한 구조가 공유 오피스에 적합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은 보증금이 매우 높게 책정돼 유연성에 큰 가치를 두는 위워크가 중간에서 접근성을 부여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 멤버들에게 훨씬 좋은 환경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을 통해 오피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시키고 작은 스타트업도 서울스퀘어나 종로타워 같은 좋은 건물에서 일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샴파인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위워크의 사업 모델이 지금 국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 기술력과 능력 갖춰>

그렇다면 그가 보는 한국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샴파인 대표는 한국의 스타트업 환경을 이스라엘과 비교했다. “이스라엘은 국가 자체는 작지만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공한 스타트업이 많다”며 “이스라엘과 한국은 뛰어난 기술과 능력을 갖춘 인재가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위워크는 해외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것은 물론 실력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도록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위워크는 글로벌 스킨케어 기업 ‘바이어스도르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차세대 K뷰티 스타트업 발굴에 나섰다. 니베아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 선발한 국내 뷰티 스타트업 5곳은 경쟁을 통해 1년간 초기 투자는 물론 전략적 파트너십, 멘토링 기회를 제공받는다. 위워크는 올여름 문을 열 위워크 홍대 지점에 이들을 위한 특별한 업무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샴파인 대표는 “실력 있는 한국 스타트업이 언어 장벽이나 투자 문제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면서 “위워크가 이런 연결을 주도하면 독일 시장은 물론 대기업과 손잡을 만한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랜서든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성공하도록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멤버들이 성공하면 위워크도 성공하고 함께 성공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지자체에서도 러브콜, 새로운 협력 구축>

위워크가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위워크가 가장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자체는 서울시다. 한 예로 서울시와 함께 지원하는 ‘제2 핀테크랩’을 오는 7월 위워크 여의도역점에 조성한다. 5월까지 17개 기업을 서울시가 선정하고 위워크 글로벌 네트워크에 합류시켜 창업 육성을 돕는다. 2월 서울에서 열린 위워크 크리에이터 어워즈(WeWork Creator Awards Seoul)도 큰 관심을 모았다. 샴파인 대표는 “지자체와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이라면서 “지자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먼저 들어보고 그 가운데 위워크가 해줄 수 있는 일을 협력해나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부산시에도 진출했다. 부산 서면점을 연 데 이어 국내 20번째 지점으로 ‘위워크 BIFC’를 오픈할 계획이다. 그간 일반적인 공유오피스 운영 방식인 ‘마스터리스(master-lease)’가 아닌 ‘운영계약 방식(revenue share)’을 도입했다. 즉, 임대인이 위워크에 투자 참여한 국내 첫 사례다. 샴파인 대표는 올해 더 많은 국내 도시를 방문해 위워크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운송·숙박 등 다른 공유 플랫폼과 달리 공유 오피스는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행운이라 생각한다”며 “공유 서비스를 통해 개인의 삶이 더 많은 선택지를 갖도록 플랫폼의 촉진자가 되겠다”고 말했다./이재명·권혁준기자 nowlight@sedaily.com 사진=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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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서울 출생 후 미국으로 입양 △2005년 뉴저지대 컴퓨터공학 △2010년 위워크 합류 △2012년 글로벌 위워크랩스 창업 △2015년 위워크 아시아 마케팅 및 사업개발 총괄 △2017년 위워크코리아 제너럴 매니저 취임 △2018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최연소 이사회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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