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사진) 금융위원장이 30일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해 “법제처의 법령 해석결과가 나오면 별도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심사 대상에 넣을지 법제처의 판단이 나오면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카뱅의 최대주주가 되려는 카카오를 비롯해 인터넷은행 인가를 신청한 토스뱅크·키움뱅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혁신금융 민관합동 TF’ 첫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제처에서 법령해석 결과가 나오면 (김범수 의장의 위법 행위가) 경미한 사안인지 등을 금융위 회의에서 논의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사를 통과하면 카카오가 지분을 34%까지 늘려 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카카오가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이나 금융관련법령,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경력이 있어선 안 된다.
문제는 심사과정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김 의장은 카카오가 대기업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를 누락해 공정위로부터 벌금형 1억원을 받은 후 정식 재판을 받고 있다. 대주주 적격 심사 대상을 카카오로 한정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김 의장까지 확대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법제처가 ‘개인 최대주주도 심사 대상’이라고 판단하면 금융위로선 심사를 중단한 후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재판 결과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경미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대주주 승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만 KT의 사례를 봤을 땐 그럴 가능성은 낮다. KT는 카카오에 앞서 대주주 적격 심사를 신청했지만, 심사 과정에서 추가로 담합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이 심사를 중단한 상태다. 자칫 카뱅의 대주주적격 심사도 장기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법제처의 판단은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토스뱅크(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키움뱅크(김익래 다우기술 회장)도 개인 최대주주가 있기 때문이다.
/이지윤·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