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SKT)이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되살아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난해 사업내용과 재무 정보, 투자 위험요소를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신고했다. SKT 주식은 NYSE에서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거래되기 때문에 공시 의무가 있다. 국내에 공시하는 사업보고서가 사업 개황과 소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과 달리 NYSE 보고서는 투자 위험 요소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SKT는 우선 최근 알뜰폰으로 대표되는 MVNO와 신규 기간통신 사업자 진출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라 다음 달부터 신고만으로 기간통신 사업자가 될 수 있다. SKT는 “MVNO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고 이동통신 산업에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출하면 경쟁을 더 심화시키고 요금 인하 압력을 유발해 경영, 재무상태,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SKT는 특히 경쟁사 KT가 케이블방송사 딜라이브 인수 추진을 검토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국회가 지난해 6월 일몰된 합산규제(특정 사업자가 유료 TV 시장의 3분의 1 이상 점유 금지) 재도입을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 SKT는 “(재도입)규정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당사의 인터넷(IP)TV 사업에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적시했다. 현재 업계 1위는 점유율 31%의 KT 계열(KT스카이라이프 포함)이며,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며 24.5%, SKT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를 합병하며 23.8%로 올라서 3강 체제다. 국회는 다음 달 중순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판단할 계획인데 규제가 부활하지 않으면 KT의 딜라이브(점유율 6.4%) 인수 추진이 탄력을 받는다. SKT로서는 1위 KT와 점유율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가 필요한 셈이다.
한편 SKT는 지난해 네트워크 구축, 유지보수, 업그레이드에 2조 7,924억원을 투자했다. 올해에는 “2018년 대비 자본적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3조원대 안팎의 투자를 예고했다. 투자처로는 5세대(5G) 네트워크 확장과 상용화, 롱텀에볼루션(LTE) 개선과 확장,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사물인터넷(IoT) 및 플랫폼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 등으로 꼽았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